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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의 판화버전 ‘절규’ 서울서 본다

입력 : 2014-07-08 20:50:38 수정 : 2014-07-08 20: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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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47점·판화 44점
10월12일까지 전시회
‘절규’로 유명한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 전시가 10월12일까지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뭉크는 생전에 여러 가지 버전의 ‘절규’를 제작했다. 유화, 템페라, 크레용, 파스텔 등 회화버전과 판화버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아쉽게도 회화버전이 아닌 판화버전이 전시된다. 1895년 석판화로 제작된 흑백 작품이다.

회화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었던 뭉크는 판화작업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회화로 표현됐던 이미지와 모티브를 이용해 복제본 형식의 판화를 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화버전에서 벗어나 판화 자체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절규’(석판화)
예술의전당 제공
뭉크가 활동했던 시기는 19세기 말이다. 주체적 개인이 등장하면서 내면적 감성이 미술의 대상으로 등장하던 시기다. 불안과 우울의 세기말적 분위기도 가세했다.

“더 이상 사람들이 독서를 하고 여자들이 뜨개질을 하는 실내를 그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살아서 숨 쉬고 느끼며, 고통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뭉크는 고정된(강요된) 우아함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려 했다. 그의 그림이 마치 드라마틱한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이유다. 스스로를 어떠한 예술가로 비쳐질지를 연출한 작가이기도 하다.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된 자화상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의 동명 작품과 종종 비교되는 ‘별이 빛나는 밤’은 뭉크의 자택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전 생애에 걸쳐 헨리 입센의 희곡에 빠져 있던 뭉크는 ‘파산 후 집에 남아 홀로 안절부절못하고 마지막에는 겨울 밤을 떠돌다 죽음을 맞이하는’ 입센 희곡의 주인공 캐릭터와 자신을 동일시해 묘사하기도 했다.

뭉크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에다 어머니와 누이를 결핵으로 잃고 정신 질환을 앓은 우울한 개인사가 더해지면서 침울한 작가로 인식됐다. 이에 대해 뭉크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인 욘 우베 스테이하우그는 “많은 이들이 뭉크와 ‘절규’를 연계해 생각하고, 뭉크가 멜랑콜리하고 어두운 모티브를 그렸다고 생각하는데 뭉크는 단순히 어둠을 조명한 게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담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뭉크의 미술을 특징짓는 것 중에 하나가 형언하기 어려운 인간의 기분, 느낌, 감정에 대한 응축된 시각적 표현들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며 “그 표현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표현성을 띠더라도 아마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본질적인 경험인 에로티시즘, 멜랑콜리, 사랑, 또는 슬픔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유화)
예술의전당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습작부터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후기 작품까지 뭉크의 작품 세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회화 47점, 판화 44점이 출품됐다.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1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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