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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모설무공(謀渫無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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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14 21:27:01 수정 : 2014-07-14 21: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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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는 승패를 좌우한다. 간자(間者), 곧 스파이를 활용해 상대의 첩보를 수집·분석·판단·가공·제공하는 등 어려운 과정이 있지만 다양한 첩보를 모으는 게 일차 관문이다. 고급정보를 쥔 측이 권력과 재물도 얻을 수 있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고대 중국의 하(夏)·은(殷)·주(周) 시대에도 그랬다. 은나라는 하나라의 이지(伊摯)를, 주나라는 은나라의 여아(呂牙)를 각각 첩자로 이용했다. ‘일본서기’에는 601년 신라의 간자 가마다(迦摩多)를 대마도에서 체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손자병법’은 정보를 활용해 적 진영을 이간질하는 등 허실(虛實)을 만들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며 이렇게 일러주고 있다. “상대방은 드러나게 하고 나는 형체가 없게 하면, 나는 전념하게 되고 적은 분산된다. 이렇게 되면 열로써 하나를 공격함과 같다(形人而我無形 則我專而敵分 是以 十攻其一也).”

그래서 ‘손자’는 정보를 바탕으로 한 피아(彼我) 간 상대적 비교평가에 대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고(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지 못하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지며(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적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위태로워진다(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고 경책했다.

방위사업청과 공군본부 소속 영관급 장교들이 공군 장성 출신인 무역대리점 대표로부터 돈을 받고 군사기밀을 넘겨준 혐의로 국군 기무사령부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군(軍)피아’의 검은 커넥션이 똬리를 튼 음습한 실상이 확인된 것이다. 유출된 기밀은 적국 손에 들어가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고급 정보들이라고 한다. 호국의 간성이라는 장교들이 돈에 눈이 멀어 군사기밀을 팔아넘겼으니 할 말을 잃게 된다. 매국행위다.

‘설원’은 이렇게 충고하고 있잖는가. “계획하는 일이 새어나가면 뜻한 바 공적을 이룰 수 없다(謀渫則無功).”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謀渫無功 : ‘계획하는 일이 새어나가면 공적을 이룰 수 없다’는 뜻.

謀 꾀 모, 渫 샐 설, 無 없을 무, 功 공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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