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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마·스페인 제국… 흥망성쇠의 열쇠는 군사력보다 경제적 균형

입력 : 2014-07-18 21:13:55 수정 : 2014-07-18 21: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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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허버드·팀 케인 지음/김태훈 옮김/민음사/2만5000원
강대국의 경제학/글렌 허버드·팀 케인 지음/김태훈 옮김/민음사/2만5000원

현명하고 용맹한 군주가 경제 개념과 경제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강대국이 쇠퇴하는 일이 거듭됐다. 로마인들은 통화정책을 몰랐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실패했고, 중국인들은 교역, 특히 수입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현대의 정책 결정자들은 풍부한 경제 지식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드러나는 제한적 합리성으로 인해 그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저지를 위험성이 산재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특수한 이익을 좇는 파벌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그들 역시 정부가 운영되는 방식에 대해 발언할 권리를 지닌다.

하지만 정부 자체가 그런 파벌 중 하나이고, 정부의 지렛대를 제어하는 사람들이 납세자를 희생시켜 배를 불릴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책은 고대 로마부터 현대 미국까지 강대국 흥망의 메커니즘을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분석, 국가 번영의 핵심은 강한 군대도 지리적 이점도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경제적 균형임을 밝힌다. 유럽의 경제 위기와 중국과 미국의 패권 다툼 등 최신 경제 현안과 강대국 흥망의 거대한 역사적 흐름까지 꿰뚫는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강대국 흥망의 메커니즘을 다각도로 연구해 포괄적이면서도 대담한 이론을 만들어 냈다. 저자는 정치나 지리, 군사력 중심의 기존 이론들과 달리 새로운 경제력 측정법과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삼아, 로마의 성공과 몰락, 스페인 제국의 영광과 파산, 일본의 경제 기적과 잃어버린 10년 사이에서 ‘공통된 패턴’을 찾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넓은 영토와 인구, 군사력 등은 강대국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며, 한 나라를 유지하고 번영하게 하는 것은 경제적 요소들 간의 독특한 관계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그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유럽과 영국 등 최강대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보여 준다.

콜럼버스보다 1세기나 앞서 신대륙을 발견하고 지배할 수 있었던 정화의 보선(寶船)이 왜 항해를 멈추고 항구에서 파괴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는지(5장), 신대륙에서 들여 온 은은 스페인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6장), 일본식 경제 모델은 어떻게 기적을 일구어냈으며 그 한계는 무엇인지(8장) 등 경제학, 정치학, 심리학을 총동원해 강대국 흥망의 궤적을 살핌으로써 역사를 읽는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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