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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춘의종교과학에세이] ‘정도전’에서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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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18 22:32:38 수정 : 2014-07-18 22: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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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깊은 인상을 남긴 명품 사극이다. 고려 말 공민왕, 우왕, 창왕, 공양왕을 거쳐 태조 이성계의 조선 개국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에 기초했다. 정의, 천륜, 인륜, 인간경영, 왕권(王權)과 신권(臣權), 정치철학 등을 곱씹게 했다. 특히 왕도정치, 덕성정치, 민본정치, 재상정치, 철권정치 등은 오늘날 한국과 세계의 정치적 상황을 연상케 한다.

요동치는 격변의 정치판에서 명분과 정의가 주창되는가 하면 아집과 집단 이기주의가 난무했다. 이념과 가치관과 제도에 대한 극렬한 대립이 있었다. 정치적 이념으로서 주자학, 권력적 제도로서 재상제(宰相制), 경제적 토대로서 정전제(正田制)에 대한 열띤 공방을 보았다.

정도전, 정몽주, 이방원, 이성계와 부인 강씨, 이인임, 이색, 최영의 가치관과 개성이 잔잔한 여운을 던진다. 이상과 현실, 이론과 실천, 법과 제도를 강조하며 역성혁명을 주도했던 정도전. 원칙과 절개, 화합과 절충의 조화를 추구했던 정몽주. 권력 의지와 힘을 바탕으로 강력한 야망과 왕권에 도전했던 이방원. 그들은 정치관과 그 실현 방식에 대한 이해와 입장이 서로 달랐기에 늘 좌충우돌했다. 드라마를 통하여 심정 유린과 교만, 욕심과 불법, 시기와 질투, 거짓과 중상모략, 권모술수, 미움과 혈기, 이기주의 등 온갖 자화상을 지켜보았다.

한편 수많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명대사가 쏟아졌고, 시청자들은 말의 향연에 도취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모습, 그리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성찰하게 했다. 정도전의 일침이 빛을 발한다. “너의 소원을 들어 주는 것이 너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남을 속이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속이라.” 이인임의 대사도 인상적이다. “권좌에 앉아 있는 사람은 딱 한 사람만 다스리면 된다. 자기 자신.”

김진춘 청심대학원대 총장
‘정도전’은 참된 리더십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지도자와 구성원 모두에게 참된 자유·평화·통일·행복·기쁨을 주는 리더십. 이는 절대적이고 불변하며 영원하고 보편적인 절대기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곧 하나님과 이상세계를 중심한 리더십, 공생·공영·공의를 지향하는 리더십에서야 가능할 것이다. 정도전은 덕과 인과 정의를 외쳤다. “힘을 앞세운 나라는 곧 망한다. 그러나 덕을 앞세운 나라는 천년을 간다.” “왕도정치에서 군왕의 덕목은 오직 한 가지 덕이다.” “정치의 소임은 세상의 정의를 바로잡는 것이다.”

그리고 참된 리더십은 참사랑과 진리 말씀에 기초한 리더십일 것이다. 참사랑의 본질은 상대방과 전체 목적을 위하는 것이므로 참된 리더십은 구성원과 전체 목적을 함께 배려한다. 또한 참된 리더십은 참사랑을 체휼하고 실천하는 참부모에 의해 발휘된다. 그런데 참부모는 올바른 계도와 본보기로서 참스승의 역할도 한다. 나아가 구성원을 진정으로 위하고 배려하는 참주인의 역할도 한다. 즉 참된 리더십은 참부모와 참스승과 참주인의 역할을 함께 할 때 보다 빛나게 된다. 그래서 정도전의 민본정치 곧 “백성이 하늘이요, 나라의 근본이다.” “민본대업. 이제부터 우리의 목숨이고 영혼이고 전부이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진춘 청심대학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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