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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작사모시(作事謀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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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1 21:13:45 수정 : 2014-07-21 2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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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초 통일제국 진(秦)의 역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민주평화적 남북통일은 민족 성업이기에 우리가 취할 교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 국가 간 계속되는 전쟁은 더 이상 극복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진은 지리적 위치로 보아 토지가 비옥하고 물산이 풍부하거나, 또는 교통이 편리한 곳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진의 역대 군주들은 부강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했다. 목공(穆公)이나 효공(孝公)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인재 육성과 초빙에 힘썼다. 상앙(商?), 장의(張儀), 범저(范雎), 이사(李斯)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당시 진은 한(韓)·위(魏)·조(趙)·제(齊)·초(楚)·연(燕) 6국이 연합해 진에 대항하는 형세가 됐다.

기원전 262년 진 소왕(昭王)은 범저를 승상으로 삼아 멀리 있는 제·초와 외교 관계를 맺고 가까운 삼진(三晉 : 한·위·조)을 공격하는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과 연횡책 같은 외교 정책에다 튼실한 국방력 등 내치에 성공함으로써 시황제 때인 기원전 221년 중원 통일을 달성하게 된다.

시황제 등극 후 분서갱유(焚書坑儒) 등 ‘폭군’의 길을 걸어 진나라는 통일한 뒤 불과 3대, 16년 만에 멸망했지만 통일되기까지는 오랜 기간 인재 중시 등 개혁정치를 편 결과 대업을 이뤘던 것이다.

그래서 ‘역경’은 “군자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일을 시작한다(君子 以作事謀始)”고 했다. 한반도 통일 청사진을 마련할 대통령 소속 통일준비위원회가 최근 발족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화두로 제시했던 ‘통일 대박론’의 구체화 작업을 주도할 모양새다.

북한과 한반도 주변 강대국 미·중·러·일 등을 상대하는 통일정책은 그만큼 더 정교하고 장기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 물론 당사자인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가 긴요하다.

남북이 자주 만나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역경’은 열린 마음으로 교류하라며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서로 기대를 갖고 들뜬 마음으로 오가면 친구가 되어 너의 생각을 따를 것이다(憧憧往來 朋從爾思).”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作事謀始:‘준비를 철저히 하고 일을 시작한다’는 뜻.

作 지을 작, 事 일 사, 謀 꾀 모, 始 비로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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