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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한류로 설레는 유럽의 여름

입력 : 2014-07-21 20:39:55 수정 : 2014-07-21 21: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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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으로… 체코로… 서울시향·부천필 8월 해외 순회공연 국내 교향악단들이 올여름 ‘클래식 본고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내달말 유럽 4개국 주요 음악축제에 초청을 받았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자체 기획으로 첫 유럽 순회연주를 한다. 국내 악단의 유럽 진출은 2010년 이후 가시화됐다. 이전까지는 친선·수교 기념 연주가 주류였다. 국내 악단들의 해외 공연은 아직 투자 단계다. 공연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그럼에도 국내 악단들은 해외 시장에 눈도장을 찍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한 발씩 내딛고 있다.

국내 교향악단들이 올여름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 오른다. 위쪽부터 정명훈 지휘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2011년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음악축제, 2012년 캐나다 밴쿠버 오피엄 극장에서 공연하는 모습, 임헌정 지휘자.
◆서울시향 BBC 프롬스 처음 초청


서울시향은 내달 핀란드 투르쿠 뮤직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23일 오스트리아 그라페네크 페스티벌, 25일 이탈리아 메라노 뮤직 페스티벌, 27일 영국 런던 BBC 프롬스 무대에 선다. 우리 교향악단이 120년 역사의 BBC 프롬스에 초청 받기는 처음이다. 아시아권에서는 2001년 일본 NHK심포니 이후 13년 만에 두 번째로 입성한다. 지휘봉은 정명훈 예술감독이 잡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협연한다. 연주곡은 서울시향이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골랐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라벨 ‘라 발스’, 드뷔시 ‘바다’다. BBC 프롬스에서는 진은숙 생황 협주곡을 선보인다.

부천필은 내달 31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9월 2일 독일 뮌헨 헤라클레스홀, 9월 4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홀에서 첫 유럽 순회공연을 가진다. 25년간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임헌정 지휘자가 함께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한다. 전상직 작곡가가 부천필을 위해 창작한 ‘관현악을 위한 크레도’,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제4번을 연주한다. 부천필은 “브람스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빈에서 그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은 정면승부이자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밝혔다.

◆해외 호평 통해 인지도 향상 노려

서울시향 박현진 공연기획팀장은 “해외 공연은 월드컵처럼 세계 리그에 모여 우리 기량을 인정받을 기회”라며 “중국 등 최근 중요해진 아시아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히는 지름길”이라고 평가했다. 순회공연에서 호평받으면 인지도가 올라가고 이 세월이 쌓여 악단의 명성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이제 서울시향을 향해 세계 시장의 문이 조금 열려서 가고 싶은 축제나 공연장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축제 출연료로는 전체 경비를 해결하지 못함에도 서울시향이 해외로 나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985년부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 유니버설발레단의 경우도 처음에는 상당한 경비를 자체 부담했으나 2000년대 들어 초청 조건이 점점 향상됐다. 서울시향에서는 이번에 연주자 100여명을 포함해 120명이 유럽으로 나간다.

부천필은 초청 형식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공연장을 대관해 유럽 투어에 나선다.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부천필 김수현 기획홍보팀장은 “지난해 25주년을 맞았고 국내에서 인정받은 단체로서 세계에서 인지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이번에 음악적으로 인정 받으면 다음에는 초청공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필의 해외 공연은 2002년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 2006년 일본 가와사키시 초청 공연 이후 처음이다. 이번에 연주자 87명을 포함해 91명이 이동한다.

◆전지훈련 일종… 단원 기량 향상에 필수

오케스트라의 해외 공연은 전지훈련처럼 악단의 기량 향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해외 순회공연과 녹음을 악단의 실력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아왔다. 같은 곡을 단기간 긴장된 무대에서 반복 연주하니 당연한 현상이다.

서울시향 임가진 제2바이올린 수석은 “국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여겼던 수준을 뛰어넘게 되고 ‘벽을 넘어서 더 발전할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고 밝혔다.

해외 공연은 연주자에게도 벅찬 경험이다. 그는 “2010년 유럽 투어의 경우 첫 투어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마음고생도 있었다”며 “집에 있던 갓난아이가 처음 학교에 가서 칭찬받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마지막 상트페테르부르크 무대가 끝나자 자랑스러웠고 속에서 여러 감정이 북받쳐올랐다”며 “단원들 모두 울며 서로를 격려했다”고 회상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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