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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열차, 신호대기 무궁화호 들이받아… 또 안전불감 참사

입력 : 2014-07-23 00:09:29 수정 : 2014-07-23 10: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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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충격으로 두열차 탈선… 쓰러지고 무너지고 아수라장
앞부분 종잇장처럼 구겨져…“왜 신호 무시” 승객들 분통
22일 강원도 태백시내 문곡역 정거장 밖에서 두 대의 열차가 충돌한 사고는 또 다른 ‘안전불감증’이라는 지적이다.

승객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이날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여객열차는 정상대로 문곡역 밖에서 신호대기로 서 있었다. 단선인 철도에서 서로 교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던 관광열차는 웬일인지 정거장을 지나쳤다. 그런 다음 신호대기 중이던 무궁화호 열차를 들이받았다. ‘꽝’ 하는 순간 열차 안 승객들은 한쪽으로 몰리면서 쓰러졌다. 열차 안에선 아수라장이었다. 쓰러지고 넘어지고 피흘린 승객들이 수십명이었다. 

 
사고 당시 관광열차에 43명, 무궁화 열차에 67명 등 모두 11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두 열차가 충돌하면서, 이 충격으로 관광열차 1량과 여객열차 1량이 각각 탈선했다. 열차끼리 엉켜 일부분이 종잇장처럼 구겨지기도 했다. 숨진 승객 박모(77·여)씨는 가족과 함께 여행 중이었다. 중경상자는 대부분 노약자 내지 어린이들이었다. 상당수 승객은 충돌 당시 굉음에 놀라 열차 밖으로 자력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충돌 당시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피를 흘리는 승객들이 출입문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탈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2일 강원 태백시 상장동 태백역∼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관광열차와 무궁화호 열차의 앞 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져 정면 충돌할 당시의 충격을 보여주고 있다.
태백=연합뉴스
22일 강원 태백시 상장동 태백역∼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열차가 충돌한 사고 현장에서 119 소방대원들이 유리창을 깨고 부상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태백=연합뉴스
사고 현장 부근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평소에는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따릉∼따릉∼’소리가 났다”면서 “그러나 사고 당시에는 엄청나게 크고 긴 경적 소리가 들리더니 쇠끼리 부딪히는 굉음이 들리고서 연기가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45·여)씨는 “철길 바로 건너편 도로에 서 있었다”면서 “그 순간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아이를 업고서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가 난 곳은 평소 일반 차량 통행이 많고 아파트가 늘어선 지역으로, 주민들은 엄청난 굉음에 아파트에서 서둘러 나오기도 했다. 사고 몇 분 후 현장에는 태백시 소방서 119 구조대원 등이 출동해 부상자 구조 작업을 벌였다. 

사고 현장은 단선 구간이다. 교행을 하기 위해서라면 신호를 정확히 보고 운행해야 하는데도, 왜 신호를 무시했는지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코레일 측은 “두 개의 열차가 문곡역 밖에서 교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열차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거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운행, 정거장 밖에서 기다리던 무궁화호 열차와 충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코레일측은 열차 교행 규칙을 어긴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경찰은 사고를 낸 두 대의 열차 관계자와 문곡역 직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백소용 기자, 춘천=박연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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