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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도 원어민 강의가…

입력 : 2014-07-23 21:34:43 수정 : 2014-07-23 21: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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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숙씨 ‘개화기의 언어교육’ 출간
19세기 후반, 20세기 초 조선의 외국어교육의 체계를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서구 언어의 경우 교육이 막 시작된 때였지만 원어민 강사의 수업 진행, 실무 위주의 교육 내용, 언어별 특성의 안배 등은 현재에도 시사하는 점이 적잖았다는 분석이 흥미롭다. 서울대 이광숙 명예교수는 1883년부터 1911년까지 외국어 교육을 소개한 ‘개화기의 언어교육’(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을 최근 출간했다.

책에 따르면 1883년 최초의 근대식 영어교육이 동문학교에서 실시됐고, 1895년에는 일어,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외국어학교 설립이 본격화했다. 이 학교들은 1908년 관립한성외국어학교로 통합돼 1911년까지 운영됐다.

외국어학교는 원어민이 해당 언어를 직접 가르칠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들 역시 외국어로 수업이 진행됐다. 외국어 과목의 교재는 해당 국가에서 수입을 하다 점차 학교에서 편찬하거나 검정된 교과서를 사용했다. 당시 외국어 능력은 사회적 신분 상승을 이끄는 출세의 수단으로 간주돼 외국어학교는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이곳을 졸업하면 통역관은 물론 재무, 법률, 의학, 회계 등 근대 직종의 관리자 또는 사무원으로 종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당대 외국어학교의 교육을 오늘날 언어교육과 비교하면 무엇보다 교육의 목표, 교과과정과 교수 방법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언어 습득 위주로 실무 경험에 적합한 사람을 양성한다는 뚜렷한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교과과정 면에서도 한 언어의 수업 연한을 3년으로 정해 일주일에 30시간씩 수업이 이뤄져 지속성이 보장됐다. 언어 과목뿐 아니라 일반 과목도 외국인 교사가 직접 해당 외국어로 수업을 진행한 것은 2000년대에 와서야 대학의 원어민 강의가 시도되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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