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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군 격추 증거 쏟아내… 러시아는 '모르쇠'

관련이슈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입력 : 2014-07-23 20:00:13 수정 : 2014-07-24 00: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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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크미사일 이동과정 등 분석
민간기 구분 못한 ‘실수’ 추정, 러 군사지원 위성사진도 공개
미국 정보당국이 이례적으로 말레이시아 여객기(편명 MH17) 추락과 관련한 분석 정보를 쏟아냈다. 미국이 피격주범으로 의심받아 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반군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러시아는 사고 원인을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2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그동안 MH17편 격추와 관련해 수집된 사진, 반군 간 대화 감청 내용 등을 분석해 친러 반군이 스니즈네 인근에서 부크 미사일(SA-11)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스니즈네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MH17을 타격할 때까지 레이더와 위성이 미사일 궤적을 추적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용된 부크 미사일 발사대는 토레즈를 거쳐 스니즈네로 옮겨졌으며, 이후 러시아 국경 방향으로 이동했다. 당국자들은 반군이 충분히 훈련을 받지 못해 군용기와 민간기를 구분하는 레이더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실수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가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고 미 당국은 지적했다.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훈련을 지원해 왔다는 것이다. 당국자들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인근 훈련소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반군 훈련과 무기 지원 ‘허브’라고 지목했다.

미국 발표에 대해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EU)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은 러시아 자료에 반증을 제시하지도 않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국 국방부가 확보한 자료를 EU와 미국 측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전날 사건 당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MH17 가까운 곳에서 비행하고 있었으며, 사건 배후에 미 중앙정보국(CIA)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군의 반격도 거세다.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이날 반군이 MH17 추락 지점에서 25㎞ 떨어진 지역에서 군 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사건대응팀은 시신에 분류번호를 부여하고 1차 기초검사를 했다. 시신 중 50여구는 23일 수송기에 실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도착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 내외와 마르크 뤼체 총리가 시신을 맞이했다. 시신은 힐베르쉼 군기지로 이송돼 정확한 신원 확인을 거쳐 가족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그러나 하리코프에 도착한 시신 수가 반군이 보냈다고 전한 수치에 훨씬 못 미쳐 논란이 되고 있다. 반군은 시신 282구를 보냈다고 했지만 시신을 확인한 얀 타윈더르 네덜란드 법의학팀장은 시신이 200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여객기 추락 현장을 조사 중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단은 현장에 아직 수습되지 않은 시신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승객과 승무원 298명을 모두 수습해 확인하기까지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여러 달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여객기 기체가 지상에 추락하면서 일부 탑승자 시신이 불에 탔을 것이라며 수습하기 어려운 시신들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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