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세월호 참사 100일… 무능한 檢警, 정쟁하는 여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4-07-23 22:07:05 수정 : 2014-07-23 22:08:3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하늘, 땅, 바다에서 잊을 만하면 대형사고가 터졌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다짐했지만 그 다짐은 어디로 가고 곳곳에서 무책임한 행태가 이어진다. 정부·국회에서는 아직도 구태가 반복된다. 오늘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는 대한민국 모습이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죽음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행태에는 ‘구멍난 기강’ ‘무능한 검경’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경찰은 6월12일 유씨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40일 동안 신원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검찰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6개월짜리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시신 주변에 널린 유씨와 연관된 단서에는 눈조차 돌리지 않았다. 세월호 구조에 실패한 해경과 하나 다를 게 없다. 검경은 무엇으로 공권력과 법의 잣대를 믿으라고 할 것인가. 많은 국민이 수많은 사건이 그런 식으로 처리됐으리라 생각할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순천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직위해제했다. 그것으로 끝낼 일인가. 신뢰받지 못하는 검경을 만든 윗선의 책임은 더 크다. 유씨의 타살 의혹을 넘어 “유씨 시신이 조작됐다”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것은 검경이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검경은 땅에 떨어진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잘못을 고치고, 수사에 매진해야 한다. 숨진 유씨는 배임, 탈세,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뇌물 공여 등 혐의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제 유씨 가족과 측근의 혐의를 유씨 없이 입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유씨의 장남 대균씨와 동생 경희씨를 조속히 체포하고, 차남 혁기씨, 장녀 섬나씨의 송환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면 정치권도 달라져야 한다. 7·30 재보선과 맞물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정쟁 대상으로 변해 버렸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결과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나라를 어떻게 바로 세울 것인지에 대한 반성과 행동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 여야는 ‘김영란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도 하지 않고 있다.

그제 태백선 문곡역 인근에서는 무궁화 열차와 관광열차가 정면 충돌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터진 대형사고만해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참사, 장성 요양원 화재 참사, 소방헬기 추락 등 한두 건이 아니다.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세월호 참사가 터진 4월16일,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고 모두가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다짐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는 오늘 우리 모두는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