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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권 또 단일화, 유권자에게 미안하지도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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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3 22:06:08 수정 : 2014-07-23 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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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어제 후보 단일화를 논의했다. 잠복하던 당 지도부 간 야권연대 논의도 다시 살아났다.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수없이 봐오던 풍경이다. 두 후보가 여론조사로 하든 담판으로 하든 한 명은 도중 사퇴할 것이다. 이럴 거면 지역구에 뼈를 묻을 듯이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왜 출마했는가. 결과적으로 유권자를 속이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그제 “더 이상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당 차원 연대를 거부한 데 대한 공식 입장이었다. 그런 그가 어젠 “당대표끼리 만나 결론을 내자”라고 말을 바꿨다. 단일화로 큰 이득을 챙긴 통합진보당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인가. 새정치연합은 여론을 의식해 당 대 당 논의는 거부하면서도 후보 간 단일화에 목을 매고 있다. 동작을은 새누리당의 나경원 후보에 새정치연합 기동민, 정의당 노회찬, 노동당 김종철, 통진당 유선희까지 야당 후보 4명이 나서 경쟁하고 있다. 분열로 판세가 불리한 야권이 후보 단일화에 사활을 거는 심정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야당은 보다 당당해져야 한다. 야당이 집권당에 맞서려면 독자적인 신념과 노선, 브랜드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기 혁신과 정책을 통해 당의 지지도를 올려야 한다. 걸핏하면 야권 연대에나 기대서야 국민 신뢰를 어느 세월에 얻겠는가.

야권연대는 더 이상 시대정신이 아님은 최근 선거에서 거듭 확인되고 있다. 야권은 2010년 지방선거부터 전가의 보도인 양 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잠시 재미를 봤을 뿐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2012년 대선에서도 실패했다. 야권연대 논의와 후보 사퇴 등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접근에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같은 정치적 흐름이 야당엔 왜 보이지 않는지 안타깝다.

야권연대나 후보 단일화는 정당의 책임 정치와 거리가 먼 후진적 양태이자 변칙의 정치다. 국회의원 한 석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민주주의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진보정당의 갈 길은 더더욱 아니다. 평소엔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 독자정당으로 행세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연대를 논의해서야 그게 정당인가. 차제에 두 당이 합당하라는 지적은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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