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겉과 속 다른 일본, ‘위안부 해결’ 의지는 있는가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4-07-23 22:04:36 수정 : 2014-07-23 22:04:3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세 번째 한·일 국장급협의가 어제 서울에서 열렸다. 접점 찾기는 실패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크다. 일본 입장에 변화가 없으니 협상이 진전될 리 없다. 겉으로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퇴행을 일삼는 일본의 고질적인 행보 탓이다.

일본군 위안부 협의를 하던 어제도 일본은 부끄러운 역사 지우기 시도를 이어갔다. 일본은 미국 뉴욕 링컨터널 입구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외무성 명의로 뉴저지주 유니언시티 시장에게 ‘저지 서한’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원들에게는 “위안부는 미군을 상대하던 양공주와 같다”는 이메일도 발송했다. 침략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본군 위안부가 무엇인가.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를 강요당한 점령국의 피해자다. 견강부회가 따로 없다. 미군을 끌어들여 기림비 제막을 막아보려는 얄팍한 수가 읽힌다. 유니언시티가 기림비 제막식을 오는 8월4일 예정대로 하기로 한 것은 침략전쟁 범죄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또 다른 경고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위안부 강제 연행을 부정하는 소책자 ‘위안부 문제-사실관계 점검 및 일반적인 오해들’ 제작 과정에도 관여했다고 한다. 일본 군마현은 현립 공원에 세워진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 추도비의 설치 허가를 갱신하지 않고, 철거하기로 했다. 표리부동한 일본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 관계를 풀 열쇠다.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역사의 오욕을 씻는 일은 잘못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사과는커녕 행동이 딴판이니 일본의 진정성을 믿기 힘들어진다. 오죽했으면 유엔이 일본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를 지칭할 때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라”고 했겠는가. 일본은 언제까지 억지 주장으로 국제사회의 조롱을 받을 셈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강일출 할머니는 미국에서 “일본 정부는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돌아다니며 진실을 증언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두 할머니뿐일까.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