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통일논단] 통일의 실질적 준비를 서두르자

관련이슈 통일논단

입력 : 2014-07-24 21:51:25 수정 : 2014-07-24 21:51: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북핵문제 현실적 대응책 있어야
통일과정 급진적 방식 대비도 필요
1953년 7월 27일 한반도 전역에서 포성이 멎고 휴전이 성사된 지 벌써 61년이 된다. 그동안 한반도에서 남북의 분단은 해가 갈수록 고착이 심화됐다. 더구나 북한은 핵무기 개발 완료를 호언하며 이를 통해 경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소위 ‘병진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한반도와 주변 정세를 긴장시키며 분단의 골만 깊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분단 3세대들은 통일보다는 분단된 현실을 기정사실화하고 상당수 젊은 층에서는 통일을 달성해야겠다는 기대와 의지를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통일이 되면 수반될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기피하는 풍조까지 조성된 게 사실이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의 핵개발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대북정책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통일정책 간의 유기적 연관관계가 상당 부분 파기됐다.

대북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평화적 통일인데 우리 사회 내부에서 통일에 대한 우려와 무관심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새로운 비전과 이를 실천할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통일담론과 통일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주 발표된 대통령 직속의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보다 진전된 통일방안이 수립되고 관련 과제들이 다방면에 걸쳐 추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북한학
새로운 통일 구상에서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한 새로운 비전이 제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 핵문제에 대한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대응책이 포함돼야 한다. 북한이 이미 개발해 실전 배치를 서두르고 있는 핵과 미사일 문제를 미래의 협상 가능 의제로 설정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은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새로운 통일 방안에서는 북한의 실질적 핵 위협을 전제로 이를 억제할 구체적이고 설득 가능한 방식이 포함돼야 한다. 우리의 통일 구상에 북핵문제의 실질적 해법이 제시돼야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가로 하여금 핵을 보유한 북한 정권에 면죄부를 주지 않도록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우려하는 북핵문제에 대한 우리의 해법이 통일 구상에 비중 있게 포함돼야 우리가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협조를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세력 전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 주변국으로 하여금 우리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그들의 국가이익에도 부합됨을 인정할 때 우리의 구상은 실현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부터 제기했던 통일 대박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도 분단을 넘어 통일 그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우리의 공식적인 통일 구상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와 협력 단계를 거쳐 분야별 공동체를 구축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남북한의 합의에 따라 통일헌법을 제정해 통일 국가를 구성하는 단계별 점진적 통일 방식이다. 그러나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해 체제가 붕괴될 때 북한 내 불안 요인이 외부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 주민이 남한과의 급속한 통일을 원한다면 과거 동서독의 사례에서와 같이 전격적인 체제 전환을 통해 통일과정에 진입하는 급진적 방식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통일의 상대역인 북한 주민이 남한 주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갈 평화적 통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주의적 통일방식을 탈피하고 북한체제의 평화적 전환을 통해 통일 한국을 건설할 적극적인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독일의 분단 상황과 우리의 경우가 동일하지는 않지만 독일 통일의 경험과 교훈을 한반도 및 동아시아의 역사적·지리적 경험과 이해관계에 맞게 맞춤형으로 개선 보완한 통일계획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북한이나 주변 정세의 단기적 변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5년이나 10년, 아니면 20년 후에 발생할 통일의 상황을 상정해 지금부터라도 중장기적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분단을 넘어 통일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북한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