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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락 후폭풍…車·정유·IT기업들 어닝 쇼크

입력 : 2014-07-25 19:47:48 수정 : 2014-07-26 0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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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로 수출 고전… 2분기 실적 기대 이하 원화 강세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예상보다 더 크고 강력하다. 자동차, 정유, 정보기술(IT) 등 수출 비중이 큰 기업들은 하나같이 원·달러 환율의 급락에 발목이 잡혀 올해 2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완성차 업계는 선진국 시장의 회복에 힘입어 판매는 늘었지만,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아 ‘어닝 쇼크’에 빠졌다.

기아자동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76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나 줄었다고 25일 발표했다. 어느 정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암울한 성적표다. 이번 영업이익 감소폭은 환율 충격이 강타한 2012년 4분기(51.1%), 2013년 1분기(35.1%)에 이어 기아차 사상 3번째로 큰 규모다.

매출액도 작년 동기보다 1조원 이상 빠진 12조545억원에 그쳤다. 2분기 들어 자동차 판매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4.3% 늘었는데도 환율 하락으로 원화 기준 수익성은 악화됐다. 원화가 강세면 똑같은 대수의 차를 팔아도 달러를 원화로 바꿨을 때 손에 쥐는 돈은 줄 수밖에 없다. 기아차 관계자는 “수출이 75%에 달하는 사업구조로 환율 하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3.3%를 줄어 두자릿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올 상반기 판매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010년 이후 최대 영업이익 하락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도 2조872억원으로 2조원대에 겨우 턱걸이했다.

쌍용자동차는 2분기 29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매출이 늘었음에도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토로했다.

정유업계도 2분기 들어 줄줄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 포화에 직면해 수출로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했지만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 측은 “정제 마진 약세가 주된 원인이지만, 환율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로 석유사업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 역시 549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보다 판매가 늘었지만,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매출액은 2.4% 줄었다.

앞서 재계 전체에 실적 충격파를 던진 삼성전자도 환율 하락 여파 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24.5% 급락한 7조2000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8조원 밑돈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액 52조원도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환율 하락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져 이들 기업이 당분간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로 수출기업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혁신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등 환율 파고를 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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