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유병언 장남 검거, 검경이 풀어야 할 과제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4-07-25 21:27:05 수정 : 2014-07-25 21:46: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박수경씨가 어제 검거됐다. 두 사람은 경기도 용인시 상현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붙잡혀 인천지검으로 압송됐다. 이 오피스텔은 대균씨의 수행원인 하모씨의 여동생 소유로 전해졌다.

대균씨 검거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는 새 전기를 맞게 됐다. 대균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내부 다툼 속에 명의신탁 재산의 내막을 낱낱이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아버지 유씨와 함께 횡령·배임을 공모한 혐의로 경찰 수배를 받았으며 지난 4월19일 프랑스 출국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뒤 잠적했다.

하지만 유씨 사망 원인을 밝혀내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어제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 시신이 맞지만 사인은 알 수 없다는 내용의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국과수 서중석 원장은 “질식사, 지병,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분석했지만 시신이 심하게 부패하고 내부 장기가 소실돼 사인 확인은 불가능했다”고 했다.

시신이 유씨 것임에 틀림없다는 점 외에는 모든 것이 미궁에 빠지게 됐다. 유씨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으니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타살됐다 하더라도 그 사실을 밝혀내기는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처럼 어렵게 됐다.

공은 다시 검경으로 넘어갔다. 유씨 사인 규명에 실패한 만큼 검경이 나서 사실을 규명하는 도리밖에 없다. 유씨 주변의 인물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는 일이 중요하다. 유씨 측근은 이번 사건의 의문을 풀 열쇠다. 유씨 도피를 도운 운전사인 양회정씨, ‘김 엄마’ 등을 조속히 잡아들여 유씨의 마지막 행적과 사인을 규명해내야 한다.

검경은 각별한 각오를 다시 다져야 한다. 유씨 추적과정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와 깨진 공조로는 이번 파문을 수습하기 힘들다. 유씨 검거 작전에서 총체적인 무능을 드러낸 터다. 경찰은 유씨가 변사체로 발견된 사실도 모른 채 40일가량을 허송세월하고, 검찰은 유씨를 코앞에서 놓치고도 한 달 가까이 쉬쉬했다. 검경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이제라도 심기일전해 유씨 사인을 규명하는 것이 추락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길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