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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 환자 93% 정상 박동 되찾아”

입력 : 2014-07-27 21:04:42 수정 : 2014-07-27 2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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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정동섭 교수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에 대한 세계 의료계의 관심이 아주 큽니다. 앞으로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보급에 앞장서겠습니다.”

최근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 100례를 기록한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정동섭(사진) 교수가 밝힌 소감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이란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 치료를 위해 개발한 방법이다. 우리 심장 속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심방의 여러 부위가 무질서하게 뛰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부정맥 질환으로 통한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심방세동에 대한 기존의 내과적 치료에 외과적 수술을 더한 방법이다.

먼저, 외과 의료진이 흉강경을 통해 심장에 직접 접근한 뒤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내 고주파 절제술을 시행한다. 이후 내과 의료진이 전기생리학적 방법을 동원해 제거가 가능한 모든 이상 부위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에선 2012년 2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온영근 교수와 흉부외과 정 교수가 팀이 이뤄 처음으로 수술에 성공했다. 지금도 삼성서울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의 강점은 기존 치료법에 비해 정상 박동 유지율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만성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주로 시술한 고주파 절제술은 정상 박동 회복율이 55∼70%에 머물렀죠. 하지만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법은 지난 2년 반에 걸쳐 치료한 환자 가운데 92.5%가 정상 박동을 되찾았습니다.”

또 기존 치료법은 정상 박동을 유지하더라도 와파린 같은 약물 복용을 꾸준히 병행해야 했으나,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혈전(혈액 찌꺼기) 발생 부위까지 원천적 제거가 가능해져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정 교수는 “수술 도입 초기에는 환자 몸에 지름 10㎜의 구멍을 뚫어야 했지만 요즘은 그 절반인 5㎜로 줄어들었고, 앞으로는 3㎜만 뚫어도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흉터에 대한 부담이 거의 사라지고, 퇴원 직후 일상생활로의 복귀도 수월해졌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 정동섭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심방세동 환자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기존의 내과적 치료에 외과적 수술을 더한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만성 심방세동 환자들의 효과적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난이도가 대단히 높다. 여간 섬세한 손재주를 가진 외과의사가 아니고서는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 수술의 국내 도입에 앞서 정 교수가 돼지를 상대로 ‘실전 같은 연습’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사람과 돼지는 심장의 모양이나 위치가 꼭 같아요. 무게가 70∼80㎏ 나가는 실험용 돼지 7마리를 구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연습했어요. 결과적으로 7마리 중 4마리가 살았는데, 연습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원하는 부위를 잘라낼 수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국내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 분야의 이 같은 성과에 미국과 일본 등 세계 의료계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흉부외과 관련 국제학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심장 전문가들은 삼성서울병원의 발표 내용에 궁금증을 드러내며 앞다퉈 질문 공세를 펼쳤다고 한다. 6월 열린 일본 흉부외과학회도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초청해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일본에서 부정맥 수술로 가장 유명한 의사들이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 방식에 동조하며 ‘일본에서도 빨리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더군요. 국내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이 100례를 달성했으니 이제 만성 심방세동 환자를 치료할 확실한 토대를 마련하게 된 셈이죠.”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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