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총성없는 식량전쟁’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입력 : 2014-07-28 06:00:00 수정 : 2014-07-28 06:00:0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겉도는 해외곡물 도입사업 좌초위기 ‘식량 식민지냐, 식량 자주국이냐.’

내년 1월 한국 쌀 시장이 개방되는 등 세계 식량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추진해온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과 ‘해외농업개발’ 등 해외 곡물 도입 사업은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해외에서 곡물을 제때,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식량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출자해 진행한 국가곡물 조달시스템 구축은 부실한 사업계획으로 ‘올스톱’된 상태다. 미국 등지 엘리베이터(곡물보관창고·하역시설)의 인수 또는 지분 참여를 통해 해외 곡물 자원을 안정적으로 국내에 끌어들이기 위한 사업으로 2011년부터 추진됐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지분 참여에 대한 곡물 메이저의 과도한 프리미엄 요구, 인수 후 부실 운영 가능성 등으로 현재 투자가 전면 보류된 상태다. 2011∼2013년 예산 750억원 중에서 집행된 금액은 7.3%(55억원)에 불과하다.

해외농업 개발사업도 엉성한 사전조사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장기적·안정적인 해외 공급선을 확보하고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사전에 환경과 타당성 등을 조사하고 해외농업 진출 기업에 자금을 저리(2%)로 융자하는 사업이다. 치밀하지 못한 사전조사로 상당수 기업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융자 신청을 철회했다. 융자 신청 기업은 2009년 60곳에서 매년 줄어 지난해는 19곳에 불과했다. 작년 예산 355억원 중 15.5%(55억원)만 집행됐고 나머지는 불용 처리됐다. 게다가 융자금은 5년 거치 10년 상황인데도 목적 외 용도로 사용되거나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2009∼2013년 융자액 1007억원 중 37.2%(375억원)가 조기 상환됐다. 사업자 선정과 사후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해외농업 개발사업과 관련해 6개 업체가 사업자금 104억원을 편취·횡령한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두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해외곡물 생산·확보량은 정부 목표치의 6%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식품부는 2011년 이들 2개 사업으로 2015년까지 491만t, 2020년까지 643만t의 해외 곡물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3년 해외 곡물 생산·확보량은 28만4220t으로 2015년 목표치의 5.8% 수준이다. 그나마도 이 중 3.5%(9950t)만 지난해 국내에 도입됐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곡물 수입량 1604만3000t의 0.06%로 해외곡물 도입사업이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