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서경’은 “자기 자신만을 말하고 높이려 들면 작아진다(自用則小)”고 훈계했던 것이다. 비록 쓴소리라도 합리적인 말이라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게 귀 밝은 것이요(反聽之謂聰), 자신의 속을 보는 게 눈 밝은 것이며(內視之謂明), 스스로를 이기는 게 강한 것(自勝之謂疆)”이라고 가르친 바는 오늘에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처럼 상대 말을 귀담아들으면 크고 작은 공동체는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게 된다.
공존지수(NQ·Network Quotient) 향상이다. 시대가 변할수록 팀워크 능력 제고는 더욱 요청된다. 이제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공존의 능력, 팀워크가 필요하다. 이 시대는 NQ가 높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네트워크란 그물망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네트워크를 만들어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
‘성인(聖人)’의 성스러울 (聖)자를 파자하면 ‘먼저 듣고 뒤에 말하는 큰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불상을 보면 크나큰 귀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큰 인물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소통의 대가임을 깨닫게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자,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소통이 안 돼 갈등이 증폭하는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가르침이자, 과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反聽之謂聰 :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게 귀 밝은 것’이라는 뜻.
反 돌이킬 반, 聽 들을 청, 之 갈 지, 謂 이를 위, 聰 귀밝을 총
反 돌이킬 반, 聽 들을 청, 之 갈 지, 謂 이를 위, 聰 귀밝을 총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