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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반청지위총(反聽之謂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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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28 22:32:37 수정 : 2014-07-28 22: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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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깊은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단순 의사 표시가 아닌 이념과 사상, 철학까지 표현하면서 성장의 촉매로 삼는다. 이른바 커뮤니케이션이다. 말하기와 듣기를 번갈아 주고받는 행위이다. 말하기와 듣기 중 어느 한 부문만 충족됐다고 해서 상대방과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듣는 기술과 말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래야만 상대의 신뢰를 받고 화합된 분위기에서 지혜가 쌓인다.

그래서 ‘서경’은 “자기 자신만을 말하고 높이려 들면 작아진다(自用則小)”고 훈계했던 것이다. 비록 쓴소리라도 합리적인 말이라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게 귀 밝은 것이요(反聽之謂聰), 자신의 속을 보는 게 눈 밝은 것이며(內視之謂明), 스스로를 이기는 게 강한 것(自勝之謂疆)”이라고 가르친 바는 오늘에도 생생하게 살아 있다.

이처럼 상대 말을 귀담아들으면 크고 작은 공동체는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게 된다.

공존지수(NQ·Network Quotient) 향상이다. 시대가 변할수록 팀워크 능력 제고는 더욱 요청된다. 이제 독불장군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 갖춰야 할 공존의 능력, 팀워크가 필요하다. 이 시대는 NQ가 높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네트워크란 그물망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다. 네트워크를 만들어 강화하고 변화시키는 방법을 새로 익혀야 한다.

‘성인(聖人)’의 성스러울 (聖)자를 파자하면 ‘먼저 듣고 뒤에 말하는 큰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불상을 보면 크나큰 귀가 어깨까지 내려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큰 인물은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소통의 대가임을 깨닫게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야말로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자,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소통이 안 돼 갈등이 증폭하는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가르침이자, 과제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反聽之謂聰 :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듣는 게 귀 밝은 것’이라는 뜻.

反 돌이킬 반, 聽 들을 청, 之 갈 지, 謂 이를 위, 聰 귀밝을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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