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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태완, 한국 R&B 뿌리의 ‘다시 써가는 히스토리’

입력 : 2014-07-30 12:00:00 수정 : 2014-07-30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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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완(사진=브랜뉴뮤직)
한국에서 R&B가 처음 시작된 것이 언제인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로 의견이 나뉘지만 대체로 1993년 솔리드를 그 시초로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중가요가 아닌 정통흑인음악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 한국 R&B계보를 하이텔 흑인음악 동호회에서 시작된 BLEX와 소울트레인에서 그 뿌리를 찾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바로 이 소울트레인에서 랩퍼이자 보컬로 활동을 시작한 프로듀서 겸 가수 태완에게 ‘한국 R&B의 뿌리’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다.

공연위주의 활동을 펼쳐온 소울트레인이 앨범 작업물을 남기지 않아 태완은 2006년이 되서야 ‘A Love Confession’으로 정식 데뷔를 했지만, 그때까지도 국내 가요계에 익숙지 않은 R&B바이브와 특유의 목소리로 가득 찬 이 앨범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시대를 앞서간 앨범”이라는 평을 들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태완과 박진영의 일화는 이와 같은 ‘시대를 앞서간 음악을 한다’는 평가를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은 우연히 ‘나란 사람’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태완에게 “너는 5년 뒤에 할 음악을 지금해서 망한 거다. 앞으로 너는 무조건 곡을 만들고 5년 후에 발표해라”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가수가 아닌 프로듀서로서의 길에 들어선 태완은 비, 휘성, 이민우, 엠블랙 등의 프로듀싱을 맡으며 성공가도를 달렸고, 이로 인해 프로듀서가 아닌 가수 태완을 다시 만나기까지는 2013년 싱글 ‘Midnight No.1 Song’을 발표할 때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또 싱글이 아닌 앨범이 발매되기까지는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18일 선공개된 ‘History’는 이런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 충분했다.

‘As I Am’이라는 타이틀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태완의 이번 앨범은 선공개곡 ‘History’를 비롯해 타이틀곡 ‘굿모닝’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에 대해 태완은 “내 모습 그대로를 담은 앨범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들, 남을 줄 수 없는 음악들이 수록됐다”라며 “선공개곡인 ‘History’ 역시 내손으로 내 히스토리를 만들어가자는 생각에 만든 곡으로, 가사에 욕설이 여과 없이 나오는 것도 내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담으려 했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한 자신의 모습이 담길 것을 예고했다.

더불어 타이틀곡 ‘굿모닝’에 대해서 태완은 “버벌진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버벌진트의 ‘굿모닝’에서 영감을 얻어 파트2의 느낌으로 만들었다”라며 “밤을 새우고 아침에 산책을 하는데 그 아침 모습이 정말로 좋았다. 이런 느낌을 담으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모두 새롭게 만들어진 곡이라는 것으로, 7년 동안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쌓아두었던 곡들은 전혀 수록되지 않았다.

이에 태완은 “솔직히 그동안 만들어놓은 곡들이 너무 많다”라며 “그래서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주기도 많이 줬는데, 그래도 많이 있더라. 앞으로 (가수 활동을 지속하며)차근차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렇다고 이번에는 프로듀서의 활동을 쉰다는 뜻은 아니다. 태완은 “지금도 계속 작업 중이다. (음악작업이)그냥 숨 쉬는 것 같다”라며 “곡을 쓰는 것은 마치 무술을 연마하는 것 같다. 평소에 계속 동작을 연마하다가 새로운 동작이 떠오르면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평소에 꾸준히 곡을 쓰며 연마하다가 영감이 떠오르면 그걸 더해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나가는 식이다”라고 설명해 프로듀서로서의 활동도 계속될 것을 알렸다.

가수와 프로듀서의 활동과 더불어 태완에게 정리해야할 부분은 또 있다. 바로 그의 활동 이름에 관한 것으로, 바로 전 앨범까지 태완은 C-Luv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과거 랩퍼로 활동할 때는 C-Mack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등 상당히 다양한 이름을 사용해 왔다.

이번 앨범을 계기로 자신의 활동명을 본명인 ‘태완’으로 고정하려한다고 밝힌 그는 “C-Luv는 사람들이 자꾸 ‘아가씨 러브’라고 오해를 하더라. 그래서 그만 사용하려고 한다”라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랩퍼 활동명인 C-Mack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랩퍼로 활동할 계획은 없다”라고 말해 자연스럽게 이는 사용하지 않는 이름이 됐음을 알렸다.

이처럼 8년 만에 본격적으로 가수로서 행보를 시작하는 태완인 만큼 고마운 사람도 많고 그 각오 역시 남다를 수밖에 없다.

태완은 “라이머형이 나에게 항상 ‘너는 계속 음악을 해야 한다’라고 말을 했는데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거기에 취해 그게 내 삶이라고 생각했었다”라며 “(가수활동을 중단한 걸)후회 하지는 않지만 재미있게 술안주 거리로 삼을 정도의 아쉬움은 있다”라고 긴 공백 끝에 가수로 돌아온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 함께 있었던 DM형에게 정말 감사한다. 그때 DM형이 (가수를)권유하지 않았으면, 정말 다시 가수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라이머 형 역시 감사한다. 브랜뉴뮤직은 내 집에 온 것처럼 편하고 발 뻗고 쉴 수 있는 곳이 생긴 기분이다”라고 가수로서의 복귀에 많은 도움이 있었음을 전했다.

더불어 태완은 “지금은 계속 태완으로 좋은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생각이다. 내 목소리가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많은 노래를 들려주고 ‘이 사람이 하는 게 R&B다’라고 알리고 싶다”라며 “욕심 부리지 않고 이제 내 모습을, 내 히스토리를 천천히 들려줄 생각이다. 생각나면 (내 노래를)들어주고 함께 발맞춰 걸어줬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끝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태완은 너무나도 시원한 표정과 함께 “(가수로 돌아와) 너무 너무 좋다. 이제는 음악을 한다는 것을 느끼고 살아가려 한다”라는 말을 덧붙여 한국 R&B의 뿌리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를 다시 한 번 확실히 알렸다.

최현정 기자 gagnra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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