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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감사원, 안방의 도둑 놔두고 공직 파수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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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30 21:09:41 수정 : 2014-07-31 0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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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인가. 보름 사이 감사원 전·현 직원 3명이 뇌물수수 혐의로 잇달아 법의 단죄를 받고 있다. 두 명의 감사원 감사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감사원의 1급 고위직 출신인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감사가 뒷돈을 받은 혐의로 어젯밤 구속됐다. 감사원 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이 중 두 사람은 ‘철도마피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국민안전을 뇌물로 맞바꾼 것이다. 감사원이 바로 고질적인 ‘관피아’ 그 자체라는 지탄을 피할 길이 없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감사이던 성모씨는 2010∼2011년 내부 감사에서 자재의 안전성 문제를 덮어주는 대가로 철도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한다. 성씨는 감사원 건설·환경감시국장과 공직감찰본부장을 지냈다. 앞서 감사원 4급 감사관 김모씨와 다른 김모 감사관은 각각 2억원대, 5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문제가 터지면 대책을 내놓고 쇄신을 약속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때 차관급인 은진수 감사위원이 뇌물을 받은 뒤에도 그랬다. 하지만 비리는 또 터졌다. 이번에도 사무총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감사원은 공직사회에 칼을 휘두르기에 앞서 안방의 도둑부터 잡아내는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감사관의 손이 더러운 손인데 어떻게 부정부패 행정을 척결할 수 있겠는가. 감사원장부터 헌법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사명감을 거듭 천명해야 한다. 대충 넘어가서는 감사원의 썩은 냄새는 또 진동할 공산이 크다. 감사원은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를 막을 최후의 파수꾼임을 한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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