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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에 중형버스까지…중국제품의 거센 안방 공습

입력 : 2014-07-31 13:57:01 수정 : 2014-07-31 13: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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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의 내수 시장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과거 저가형 생활용품과 섬유·의류 등 전통 제조업에 국한됐던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이제 높은 기술력과 오랜 기술 축적이 필요한 산업까지 가리지 않고 침투, 국내 시장을 소리없이 잠식 중이다.

31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제품은 가전, 철강, 자동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내수 시장에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국내 산업을 떠받치는 대표적인 수출 품목인 스마트폰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중국 후발주자들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최근 해외 스마트폰 직구 전문업체인 리퍼비쉬, G마켓과 제휴해 중국 샤오미의 홍미노트를 국내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홍미노트는 G마켓에 처음 등장한 지난 29일 국내 업체를 제치고 공기계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중국 휴대전화 업체는 내수 시장뿐 아니라 국내 업체의 수출 시장까지 갈아먹고 있다. 세계 PC업계 1위로 올 초 모토로라를 인수한 레노버를 비롯해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휴대전화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을 눈에 띄게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7천430만대로 지난해 2분기보다 300만대가 줄면서, 시장점유율이 32.3%에서 25.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시장점유율이 4.3%에서 6.9%로, 레노버는 4.7%에서 5.4%로 높아졌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7조1천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전분기보다 15.3%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 우려를 낳고 있다. LG전자는 레노버, 화웨이와 스마트폰 시장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애플' 불리는 샤오미는 창업 4년 만에 중저가폰으로 앞세워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 주변에서는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Mi4'에 대해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인 '갤럭시S5'와 비교해 가격은 절반 수준이면서 사양은 비슷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쇄도 현상은 국내 철강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올해 1∼5월 국내 철강시장에서 수입 철강재 점유율은 40.1%로, 작년 같은 기간(38.7%)보다 11.4% 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철강재의 점유율이 20.0%에서 23.4%로 늘어났다. 국내 철강업계는 수년간 생산시설을 지나치게 늘린 중국 철강사들이 자국 시장에서의 공급 과잉 현상을 감당하지 못하고 헐값에 우리나라 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덤핑 제품은 물론 한국산으로 위조한 제품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교란하는 수준이라는 게 국내 철강사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덤핑 의혹이 짙은 제품을 당국에 제소하는 한편 가짜 국산 제품 적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산 제품은 자동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국산차가 독식하던 국내 중형버스(탑승인원 16∼35인) 시장에서 최근 중국산 '선롱(SUNLONG) 버스'가 소리 없이 판매를 늘려가고 있는 것.

국내 자동차업계와 소비자에게 아직 낯선 이 버스는 2005년 설립된 중국 상하이의 버스제작사 '상하이 선롱(申龍)버스'가 만든 차량으로 한국 독점판매법인 선롱버스코리아를 통해 작년 상반기 한국 시장에 시판된 후 올들어 수입량을 대폭 늘리며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대략 200대의 버스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선롱버스코리아는 하반기에는 약 400대를 국내에 들여오고, 내년에는 수입 대수를 1천500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버스가 한국에 진출했다는 사실을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며 "소리 소문 없이 중국 버스가 한국 시장에 들어와 돌아다니고 있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업계는 승용차의 경우 아직 중국 업체의 기술력이 환경 규제 등 한국 정부의 규제를 넘을 수준에 이르지 못해 국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고, 중국산 버스의 시장 안착 여부도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중국 제품이 한국에 진출한 이상 다른 산업처럼 저변을 넓혀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예의주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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