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론] 7·30 재보선이 남긴 것

관련이슈 시론

입력 : 2014-07-31 23:43:55 수정 : 2014-07-31 23:43:5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野, 텃밭서도 존재감 인정 못 받아
국민 마음 잡을 새로운 경쟁 시작을
2014년 월드컵 결승전.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전후반 90분 경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승부는 연장 후반에 갈렸다. 30일 치러진 재보선은 우리 정치의 연장전이었다. 여야가 6월4일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연장전은 달랐다. 월드컵 결승의 연장전이 한 골 승부였다면 정치의 연장전은 대승과 대패였다.11 대 4. 선거 전 여야의 의석 수는 9 대 6이었다. 이른바 여야의 텃밭을 제외하고 수도권과 중원을 기준하면 5 대 1과 3 대 0. 전체 의석 수는 한쪽이 2석 늘고 다른 한쪽이 2석 줄었지만 대승과 대패로 부르는 이유다.

이번 재보선에서 여당은 승리했고, 야당은 패했지만 각자 새로운 과제 앞에 섰다. 우선 새누리당을 보자. 지금의 여당은 재보선에 강했다. 지금까지의 재보선 역사가 그렇다. 투표율이 35% 이하에선 여당이 전승했다. 투표율이 35%를 넘었어도 4 대 3으로 야당에 앞선다.

특히 7, 8월 휴가철에 치러졌던 3차례의 재보선에서 여당은 모두 이겼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32.9%로 2000년 이후 재보선 평균 투표율 35%에 미치지 못했다. 재보선 역사를 보면 여당이 이길 가능성이 큰 선거였다는 의미다. 선거 전 상황이 아무리 여당에 불리했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여당에 유리한 구조적 환경이었다. 물론 새누리당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승리했다는 뜻은 아니다. 여당은 전체적 전력(戰力)에서 야당을 압도했다. 공천에서도 선거전략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면 야당의 거물이 나온 지역에 지역밀착형 후보를 냈다.수원팔달과 김포가 대표적이다. 선거 구도를 장악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앞으로 지리멸렬한 야당을 상대로 한 손쉬운 정치적 승리를 넘어서야 한다. 국정과 국민은 이벤트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과 국정은 정치적 책임의 대상이다. 김무성 대표의 새누리당이 이제는 국정을 선도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집권 여당으로서 자리 매김해야 한다. 당장 김 대표의 당직 개편과 향후 당청 관계가 주목되는 이유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다음으로 야당을 보자. 참 문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호남 패배는 더 이상 야당이 자기 지역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실 야당은 2012년 양대 선거부터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는 말을 되풀이해 왔다. 이번 재보선도 한때 야당에 유리한 상황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역사적 구조적 환경은 야당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선거 상황은 야당에 유리했다. 2012년 양대선거가 그랬고, 두 달 전 지방선거도 그랬다.

그런데 야당은 국민적 불만과 기대를 여당을 대신해 담아내지 못했다. 자신들이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를 대체해 국정을 담당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것도 네 번 연속 실패했다. 축구에서 경고 두 번이면 퇴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012년 이후 세 번의 국민경고를 받았다. 수도권과 중원에서의 대패와 호남 패배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네 번째 경고로 국민들은 두 명의 퇴장을 요구한 셈이다.

야당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당장 조기전당대회 요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그렇지만 이번에 구성될 야당 지도부도 2016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다. 그때까지 대형 선거가 없어 당 지도부가 정치적 책임 공방에 휩싸일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총선 공천권을 놓고 계파 간 싸움 끝에 국민적 실망만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야당의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야당과는 다른 체질과 비전, 그리고 능력을 갖춘 야당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이제 연장전은 끝났다. 여야 모두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누가 국민의 마음을 잡을지 새로운 경쟁에 들어선 것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향후 행보를 주목한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