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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철새 외면한 접전지… 견제·균형 손들어준 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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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7-31 20:16:16 수정 : 2014-07-31 22: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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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성적표… 반전의 표심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는 6·4 지방선거와 확실히 달라진 민심을 보여줬다. 공천 갈등을 비롯한 정쟁과 ‘철새’ 정치인이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여야는 공히 승리를 자신했던 접전지에서 예상 밖의 성적표를 받아들기 일쑤였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 몰아줬던 충청 민심이 이번엔 재보선 3곳을 전부 여당에 안겨주면서 전국 표심의 무게추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다.

◆선거전략에 따라 승패 엇갈린 접전지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게 불과 929표 차로 신승했다.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야권의 갈등이 없었다면 승패가 뒤바뀌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위를 기록한 노동당 김종철 후보가 1076표를 얻었고, 무효투표수가 1400여표에 달했다. 노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신경전으로 투표용지 인쇄 시점을 넘겨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동작을의 무효표가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3∼5배 많았던 만큼 후보자 사퇴로 인한 사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유선희 후보가 김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 탓에 노 후보가 김 후보와 2차 단일화를 하지 못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야당이 승리한 경기 수원정(영통)의 상황은 조금 달랐다. 우여곡절 끝에 동작을 단일화 문제가 해결되자, 수원정의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야권연대는 일사천리로 완성됐다. 야권 지지자들이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투표장을 찾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반면 분당에서 평택, 다시 수원으로 지역을 옮긴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철새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막판 넥타이 부대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수원정은 투표일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 투표율(3.5%)이 재보선 지역 15곳 중 가장 높았다. 수원정 유권자 6명 중 1명은 투표마감 직전 1시간 사이에 투표장에 몰려들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순전히 개인기로 호남 벽을 뛰어넘었다는 평이다. 승리는 그의 진정성과 노력에서 비롯됐지만, 압승 비결은 고향 곡성의 압도적인 지지였다. 곡성은 순천 선거인수의 15%에 불과하지만, 곡성에서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와의 격차를 7000여표 벌려 놓으면서 예상보다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견제·균형에 손들어준 충청

지방선거 때 여당에 등돌린 충청 민심이 이번 재보선에선 소리없이 돌아왔다. 새누리당은 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 3곳을 사수했다. 물론 3곳 모두 원래 새누리당의 지역구로 바닥 민심에는 강한 보수세가 저변에 깔려 있어 다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선거 전부터 흘러나왔다. 그러나 박근혜정부 2기 내각 인사참사와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 부실수사 파장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은 의미가 있다.

여당발 지역발전론에 대한 기대와 야권의 충청 독주현상을 막기 위한 견제심리가 표심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충청은 양당 체제의 한국정치사에서 줄곧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왔다.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지만, 여야 간 무게추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지역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공천 전략도 먹혀들었다. 새누리당은 충청권에서 완패한 지방선거를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경선 위주로 지역의 큰 인물을 영입하는 데 공들였다. 충북 출신 3선 중진 정우택 의원은 통화에서 “지방선거에 비해 새누리당의 인물 경쟁력이 야당을 압도한 결과”라며 “야권의 발목잡기에 피로감을 느낀 충청 주민이 다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균형을 맞추려고 한 심리도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충청권의 여당 우세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직전 지방선거 사례에 비춰 봐도 충청의 견제심리는 여야 양쪽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선진통일당 합당 이후 ‘충청 홀대론’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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