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빛바랜 새정치… 安, 결국 불명예 ‘철수’

입력 : 2014-08-01 00:19:30 수정 : 2014-08-01 00:19: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4개월 만에 공동대표서 중도하차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31일 7·30 재보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지난 3월 전격적인 통합신당 창당을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에 당대표에서 평당원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날 오전 김한길 전 공동대표를 개인적으로 만나 동반 사퇴를 확정했다. 가뜩이나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대표직도 내놓아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3월 독자신당 창당 계획을 철회하고 민주당과의 통합신당 창당 발표 당시 그는 “철수 정치”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당내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10%대 초반에 불과했던 당 지지율을 단숨에 20% 중반대로 올려 놓았기 때문이다. 측근인 송호창 의원은 안 전 대표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고 표현했다. 독자 창당을 포기하는 대신 더 큰 그릇에서 2017년 대권도전의 기틀을 닦겠다는 뜻이었다. 합당에는 자금·인물난 등 현실적 한계도 작용했다.

이런 희망과 달리 안 전 대표는 지난 4개월 동안 끊임없이 잡음에 시달렸다. 합당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이 번복되고 기초연금법 통과 과정에서는 당내 강경파의 표적이 됐다. 또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을 관철한 6·4 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까지 두 번의 선거에서 공천 때마다 시달렸다. 이 때문에 “합당이 (대선주자로서) 안 대표에게는 마이너스가 더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합당 전 신당 핵심이었던 윤여준 전 의장은 당시 “(민주당 안에서는) 당신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을 것”이라며 합당을 말렸지만 결심을 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식 전 의원, 이태규 사무부총장 등 대선 가도에서 참모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도 대부분 그를 떠났다. 한 측근은 “인간적인 신뢰를 너무 많이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본인이 내세우는 ‘새정치’의 명확한 그림이 없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물론 “이번 선거는 안 대표가 아니었어도 졌을 선거”라며 “안 대표는 본인의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옹호론도 없지 않다. 안 전 대표는 대표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선거가 끝난 뒤 정당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만 치르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안 의원과 단둘이 만난 자리에서 “나 혼자 그만두겠다”며 안 의원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의원은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안 전 대표는 당분간 평당원과 지역구 의원의 역할에만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7년 대선까지는 당 개편 등 안 전 대표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 변수가 많다. “현실적인 세력이 없으니 유일한 정치적 기반인 대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변 조언에 따라 청년 멘토 역할 등 본인의 주력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