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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그네 타는 소녀… ‘해변의 연인’ 꿈꿀까

입력 : 2014-08-07 22:30:28 수정 : 2014-08-07 22: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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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지 않은 자연미… 태국 꼬창 태국은 일본과 중국, 미국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해외여행지다. 지난해에는 130만명의 한국인이 태국을 방문했다. 한 해 전 세계에서 280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대국 태국은 한국인에게도 여러 면에서 매력적인 여행지다. 비행기로 5시간 정도만 날아가면 도시 문명에 찌든 현대인들을 위무해 주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소박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오랜 세월 여러 왕조를 거치며 축적된 독창적인 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풍미 넘치는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고 물가도 저렴해,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태국을 찾는 한국인들은 꾸준히 늘어났다.

태국의 명소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곳은 바닷가 휴양지다. 푸껫을 비롯해 파타야, 꼬사무이, 후아힌 등 태국의 해변은 한국인에게 남국 휴양지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이들 해변이 원래의 매력을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해변에 빼곡히 들어선 대형 리조트와 함께 장삿속만 챙기는 위락시설이 가득 차고, 소비와 향락이 넘치는 번잡한 공간으로 변해버렸다는 것이다.

태국 꼬창에서 가장 너른 해변인 화이트샌드비치에는 이름 그대로 눈부신 하얀 모래가 펼쳐져 있다. 그네에 몸을 싣고 해질녘 해변의 정취를 즐기는 덴마크 소녀가 누구나 휴양지에서 꿈꿀 만한 서정적이고 평화로운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람 손때가 덜 묻은 예전 태국 바닷가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찾을 만한 곳이 태국 동부지방에 자리한 꼬창(Koh Chang)이다. 꼬창은 태국에서 푸껫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면적은 제주도의 4분의 1이 조금 못 된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지역이지만, 유럽의 자유여행자들은 오래전부터 이곳을 많이 찾았다. 꼬창에 3박4일간 머물며 스위스·덴마크·러시아 등에서 온 많은 유럽인들을 만났지만, 현지인을 제외한 동양인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꼬창에는 공항이 없다. 그래서 수도인 방콕에서 육로로 이동한 후 다시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한다. 바다 건너편 육지의 뜨랏(Trat)이라는 도시에 작은 공항이 있지만, 방콕과 연결되는 항공편이 많지 않다. 개발 속도가 늦고, 한국에 패키지 여행상품도 거의 소개되지 않은 데는 이같이 불편한 교통도 한몫했다.

방콕에서 뜨랏까지는 320여㎞. 쉬지 않고 달려도 4시간이 넘게 걸린다. 자동차와 사람을 태운 페리가 섬 북쪽 선착장에 도착한다. 리조트와 계약을 맺은 미니밴, 송태우(트럭을 개조한 택시), 오토바이들이 좁은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한다.

꼬창의 멋진 해변은 대부분 섬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꼬창의 대표 해변은 화이트샌드비치. 현지어로는 핫 사이 카오라고 부르는데, 선착장에서 출발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해변이다. 이름 그대로 하얀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화이트샌드비치 주변은 꼬창의 최대 번화가다. 도로를 따라 식당과 바, 마사지 숍, 기념품가게 등이 몰려 있다.

좀 더 한적한 해변을 원한다면 그 남쪽의 핫 클롱 프라오와 핫 까이 배를 찾으면 된다. 화이트샌드비치와 비교하면 해변의 규모도 작고 사람도 많지 않다. 핫 클롱 프라오는 밤에 다시 한번 찾게 된다. 한밤중에 조각배를 타고 해변과 연결된 작은 운하를 따라 내려가면 나무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을 만날 수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손바닥만 한 배에 10여명이 타고 아슬아슬 미끄러져 가는 재미도 보통이 아니다.

초승달을 닮은 아담한 해변, 핫 까이 배는 꼬창 최고의 전망 포인트이기도 하다. 둔덕 위에 자리한 전망대에 오르면 거목들 사이로 4개의 섬이 멋진 풍광을 빚는다.

석양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화이트샌드비치의 노천식당.
핫 까이 배 해변 아래는 이른바 론리 비치. 유럽의 고독한 청춘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타남비치라는 원래 이름보다 론리 비치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해변 자체의 정취보다는 자유롭고 젊은 여행자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로 이름을 얻었다. 섬 서남단의 작은 어촌 방바오도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나무데크를 따라 바다 위에 줄지어 서 있는 수상가옥과, 데크 끝의 작은 등대가 낭만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남국 해변에서 절정의 감흥은 황혼녘에 맞게 된다. 비가 갠 직후여서 그런지 화이트샌드비치의 석양이 유난히 붉다. 해변의 식탁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며 와인잔을 부딪히는 부부의 모습이 이 바다를 더욱 아름답게 수놓는다.

꼬창(태국)=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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