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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쟁범죄를 되새기게 하는 때이다. 일본제국주의가 파멸에 이른 날, ‘광복절’이 내일이다. 일제 잔학상으로 한반도에서, 중국대륙에서, 태평양 진주만에서, 저 남양군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되었던가. 평화를 깬 일본인의 죄악사는 뿌리가 깊다. 멀리는 왜구에서부터 임진왜란이 그렇고, 근현대사에선 1894년 갑오전쟁(청일전쟁)을 일으켜 동아시아 전쟁의 서막을 열고, 태평양전쟁의 참극을 주도했다.

문제는 아베 신조 정부로 대표되는 극우파들이 득세하면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등 과거사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의 역사부정은 양심마저 버린 국가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사죄하고 참회·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국력에 걸맞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공자’가 재세 시 미개한 이를 보고 혀를 찼던 탄식이 2500여년이 흐른 오늘 개명 천지 일본을 두고도 한 말 같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구나. 나는 지금까지 자기의 허물을 깨달아 스스로 반성하는 이를 보지 못하였으니(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 而內自訟者也)!”

일본은 독일을 본받아야 한다. 독일은 나치의 학살을 반성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역사를 마주하고 있잖는가. 그래서, 세계 모든 국가의 신뢰를 얻고 있다. 독일의 대통령과 총리는 나치의 강제수용소를 방문, 범죄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독일은 수많은 나치 전범을 단죄했다. 지금도 숨어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십명을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 나치 전범에 대해선 공소시효도 없다. 같은 전범국이었던 일본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으니 딱한 일이다.

‘채근담’은 경책하고 있다. “스스로를 반성하는 이는 부딪치는 일마다 약이 될 것이요, 남을 탓하는 자는 떠오르는 모든 생각이 무기가 될 것이다(反己者 觸事 皆成藥石 尤人者 動念 卽是戈矛).”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懺悔 : ‘잘못에 대해 깨닫고 깊이 뉘우친다’는 뜻.

懺 뉘우칠 참, 悔 뉘우칠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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