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퍼거슨發 시위 美 전역 확대…'제2 로드니 킹' 사태 우려

입력 : 2014-08-19 21:07:54 수정 : 2014-08-20 00:34: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0대 흑인 총격’ 파문 확산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10대 흑인총격 사망사건 파문이 갈수록 확산할 조짐이다. 현지 당국에 의한 수습이 불가능해지면서 주 정부에 이어 연방정부까지 나섰으나 소요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로드니 킹’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로드니 킹 사태는 과속 운전으로 도주하는 흑인을 붙잡아 무차별 폭행한 경찰이 무죄를 선고받자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킨 사건이다.

◆경찰과 시위대 충돌 갈수록 격화


미주리 주방위군이 투입된 18일(현지시간) 밤에도 퍼거슨시 중심가에서는 항의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시민 수백명은 시위 중심지 역할을 해 온 간선도로 웨스트 플로리샌트 애비뉴를 따라 ‘우리를 쏘지 말라’ 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약 2시간가량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일부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폭력사태로 돌변했다. 이에 경찰이 최루탄과 연막탄을 발사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AFP통신은 이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위대 2명이 총격을 당했고, 경찰 4명이 다쳤으며, 최소 31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론 존슨 주고속도로순찰대장은 기자회견에서 “시위 참가자 총상은 시위대 내부 총격 때문”이라며 “시위대로부터 총 두 자루, 화염병 여러 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주방위군은 몇 블록 떨어진 경찰 지휘본부 주변에서는 전투복 차림으로 버스와 군차량을 동원, 경계를 펼쳤다.

이날 뉴욕과 시애틀 등 다른 도시들에서도 경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흑인들의 시위는 미 전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흑인과 백인의 시각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14∼17일 미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흑인 응답자의 80%는 흑인 총격사건과 그 이후의 시위사태가 중요한 인종문제를 부각시켰다고 답했다. 반면 백인 사이에서 이 같은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AFPBBNews=News1
◆당국의 과잉대응이 화 키워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의 대응 방식이 수시로 바뀌면서 이번 사태가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8일 고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앞둔 마이클 브라운(18)이 외할머니 집 근처에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빚어졌다. 경찰은 초기 총을 쏜 경찰관과 사유 등을 공개하지 않아 유족과 시민단체의 반발을 불렀다. 또 항의 시위에 섬광수류탄(순간적으로 충격을 주는 폭탄)과 장갑차 등을 동원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지난 14일 치안업무를 넘겨받은 주고속도로순찰대는 시위대 항의 행진을 허용하면서도 최루탄과 연막탄을 사용해 시위대 감정을 자극했다. 급기야 야근 통행금지 조치가 취해진 데 이어 주방위군까지 투입됐다.

부검 결과도 주민 분노를 키웠다. 브라운 가족 요청으로 실시된 별도 부검 결과 브라운은 머리에 2발, 오른팔에 4발 등 6발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브라운이 도망가다 총을 맞은 뒤 다시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에서 총을 또 맞았다는 목격자들 증언을 뒷받침하는 총격 흔적이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과잉 대응에 우려를 나타내며 사태진화에 애를 썼다. 그는 “대다수가 평화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소수가 그렇지 않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약탈과 총기소지, 경찰에 대한 공격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건 긴장을 고조시키고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20일 직접 퍼거슨시를 방문해 현장 조사 중인 연방수사국(FBI) 및 법무부 직원들을 독려하고 지역 지도자들을 만나 협조를 구하도록 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