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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펄떡이는 색채의 향연 “캔버스는 신명나는 놀이판”

입력 : 2014-08-19 21:34:56 수정 : 2014-08-20 09: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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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작가 25∼31일 전시회 색채의 덩어리들이 회귀하는 연어떼처럼 화폭 위를 가로질러 꿈틀거린다. 빨강, 파랑, 노랑의 너울거림이다. 작가는 신들린 사람처럼 붓질을 쏟아낸다. ‘색의 신명’으로 작업을 한다는 이영진(59) 작가의 작업 모습이다.

“몸이 색을 뱉어내는 것 같아요. 저는 색으로 신내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때가 많아요.”

독실한 크리스천이지만 그는 종종 몸 안에 알수 없는 것들이 색깔을 통해 분출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그때마다 그는 신이 그에게 ‘은총의 색’을 내려 준다고 생각한다.

“어느 때부턴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해진다는 소리들을 했어요. 이른바 치유의 그림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요.”

실제로 그가 전시회를 열었다 하면 완판되기 일쑤다.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그림이 잘 팔리는 작가로 소문이 나 있다.

“제가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이 일순간 원색으로 환원돼요. 그것이 몸속의 신명으로 똬리를 틀었다가 분출되지요.”

‘색채의 샤먼’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영진 작가. 그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치유의 한마당’ 같은 것이다.
그가 붓을 잡았다 하면 캔버스 위에 신명 나는 놀이판이 벌어지는 이유다. 그에게도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아픔이 있다. 법조인 집안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대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다. 대학 졸업 후에야 비로서 붓을 들 수 있었다.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한풀이마냥 그림에 매달렸어요. 결혼 후엔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이 가세하면서 그림에 가속도가 붙었지요. 요즘엔 독일에서 작곡가와 연주자로 활동하는 딸들이 든든한 후원자 노릇을 하고 있어요.”

그는 경기 광주 퇴촌의 작업실에서 매일 10시간 이상 붓질에 매달린다. 최근 들어 음악의 리듬까지 색채에 담아내면서 화면에 율동감을 더하고 있다.

“생명의 다이내믹한 파동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딸들과의 음악적 소통이 큰 도움이 됐지요.”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소망도 단순하다. 유명세보다는 사람들에게 ‘작은 힐링’이 됐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미술평론가 박용숙씨는 “이영진은 연어떼의 회귀에서 생명의 숭고함과 장엄한 미학을 보았다”며 “원시 근본의 본향처에 대한 사유로 빨강, 파랑, 노랑의 본능의 색으로 굿판을 벌이고 있다”고 평했다. 예술가는 샤먼이라 하지 않았던가. 25∼31일 통큰갤러리. (02)732-3848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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