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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중립 위반·임무 망각한 '사이비'사령부

입력 : 2014-08-19 19:15:47 수정 : 2014-08-20 01: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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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등 정치관련 글 5만여건
극우 단장 부임 후 부당지시… 정상적인 작전 범위 벗어나”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북한의 사이버 심리전 및 점증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한다는 당초 임무에서 일탈, 정치적 중립 의무를 광범위하게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사 요원들은 사이버사가 창설된 2010년 1월부터 2013년 10월15일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 특정 정당과 정치인 지지·비판 글(7100여건) 외에도 정치 관련 게시글을 5만여건이나 인터넷상에 게시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해야 할 군이 조직적으로 정치 관여 행위를 해온 셈이다. 이 과정에서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은 요원들의 일탈 행위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이날 공개한 댓글 중에는 “NLL 포기 발언은 사실인가? 만약 사실이라면 좀 실망인데…쩝…!! 녹취록이 있다면 어여 공개하고 없다면 ○○○은 얼른 짐싸고…”라는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의 특정 정치인 비판 글들이 포함됐다.

특히 극우 성향의 이모 전 심리전 단장은 국방, 안보와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자신이 작성한 글을 요원들의 작전에 활용하도록 했으며 “대응작전 때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말라”고 독려하는 등 직무 범위를 벗어나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본부는 “극우·보수 성향의 이 전 단장은 북한의 주장이나 의견에 동조하는 개인과 단체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간주했다”면서 “북방한계선(NLL), 천안함 폭침,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같은 국방, 안보 관련 특정 사안을 왜곡하거나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일부 특정 정치인을 언급하며 대응하도록 지침을 하달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이 전 단장의 부당한 지시와 작전 요원들의 위법성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전 범위를 벗어났으며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은 대남 사이버 심리전 대응작전 결과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적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20여명에 달하는 작전 요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블로그, 커뮤니티 등 인터넷 공간에서 대응하는 글을 작성하거나 유사한 글을 리트윗하는 방법으로 정치 글을 유포했다.

하지만 조사본부는 “지휘계선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통화 내용, 이메일, 관련 문서, 출입 현황, SNS를 분석하고 소환 조사하는 등 입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군 내외의 지시나 국가정보원을 비롯한 타 기관과 연계된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결론지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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