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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실현까진 험로

입력 : 2014-08-19 21:55:39 수정 : 2014-08-19 21: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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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악화로 위기감 커지자 논의 한달여 만에 실무작업
외환銀 노조 “합의 위반” 반발… 정치권서도 옹호… 진통 예상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합병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수장, 임원, 지점장들의 잇따른 통합 지지 선언으로 군불때기를 하던 양측이 공식 선언을 통해 합병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가 ‘합의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통합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통합계약서에 서명… 조기통합 돌입


19일 하나·외환은행에 따르면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통합을 위한 양행 은행장 선언식’을 열고 통합계약서에 서명했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두 은행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통합에 대해 소통해왔다”며 “지금부터는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공식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조기통합을 언급한 지 한 달여 만에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두 은행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인 데는 영업환경과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의 총 자산은 2011년 154조3211억원에서 지난해 162조894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2070억에서 6550억원으로 급감했다. 외환은행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총 자산은 2011년 101조1529억원에서 106조6339억원으로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622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약 80%나 줄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은 “투 뱅크 체제로 오래 있다 보니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지연된다는 우려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측은 2017년으로 예정된 통합을 3년 앞당기면 1조원가량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비용 절감 2692억원, 수익 증대 429억원 등 연간 3121억원이 창출된다”며 “조기통합은 1조원대 대박”이라고 강조했다. 두 은행은 앞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통합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노조 반발… 진통 이어질 듯

문제는 외환은행 노조가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한 기존 합의를 지키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두 은행이 이날 통합 선언을 ‘깜짝 발표’한 것도 노조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이날 “지금까지 대화니 협의요구니 했던 것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20일 대규모 집회에 이어 금융노조와 연대해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전체 직원의 94.2%(5187명)가 서명한 ‘합병 반대 결의서’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하며 하나금융을 검사·제재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로 정치권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노사정합의서 1조에 의하면 양 은행의 합병은 합의시점인 2012년으로부터 5년이 지난 뒤에야 협의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조기통합은 명백한 합의사항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인위적인 인원 감축을 하지 않고 인사상 불이익 금지, 임금·복지 변경 금지 등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유지를 보장하겠다”면서 “노조의 대응만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조직 내 혼란만 커질 수 있다”고 밝혀 통합 강행과 그에 따른 진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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