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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스타 연예인의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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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19 22:43:43 수정 : 2014-08-19 22: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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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플랭클린은 이런 말을 했다. “이 세상에서 죽음과 세금을 제외하고 확실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재산과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피할 도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소득세가 탄생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영국 정부가 프랑스와 백년전쟁을 하던 15세기 초 전비 조달을 위해 처음 부과했다. 그 뒤 1799년 나폴레옹과의 전쟁으로 국고가 파탄 지경에 이르자 당시 총리인 월리엄 피트가 한시적으로 또다시 소득에 세금을 부과했다. 영국 국민은 ‘악마 같은 세금’이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머리로는 납세의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가슴은 조금이라도 적게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세금에 대한 험담이 많은 이유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세금을 징수하는 짓은 도둑질이나 다름없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탈세 유혹이 자라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 탈루율은 48%에 달한다. “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람은 정직하거나 멍청하거나 월급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일부 스타 연예인의 탈세 행각은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를 뺨치고도 남는다. ‘국민 MC’ 강호동과 배우 김아중이 소득세 탈루로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국민 가수’ 인순이, ‘국민 배우’ 김혜자도 탈세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기억이 있다. 이들은 “고의성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이번에는 배우 송혜교다. 송씨가 2009년부터 3년간 종합소득세 약 26억원을 내지 않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납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스타들의 ‘세금 잔혹사’ 끝은 어디인가.

더욱 황당한 것은 국세청이 송씨의 탈세 혐의 조사를 축소했다는 점이다. ‘유명 연예인 봐주기’를 국세청의 직무로 착각한 모양이다. 한 세무서는 2009년 송씨를 모범납세자로 선정하는 코미디까지 연출했다. 세금경찰 자격이 의심스런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송씨는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세무처리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탈세는 국가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다. 연예인은 말과 행동이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표적 공인이다. 조세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앞장서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다. 국민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국민 앞에서 인기를 구할 자격이 있는가.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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