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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무자기야(無自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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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0 21:27:51 수정 : 2014-08-20 2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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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곧 신뢰는 인간 공동체 유지의 기본 요체다. 신뢰를 잃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말해도 믿지 않을 정도로, 인간관계는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없다. 친구, 사업 파트너 간은 물론 친인척과 가족에 이르기까지 신뢰가 깨지면 되는 일이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논어’는 “사람이 신뢰의 바탕을 잃으면 바로 서지 못한다(人無信不立)”고 가르쳤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 풍조가 만연해 있다. 예컨대 어떤 사건이 터진 뒤 수사 결과 등을 발표하면 믿지 못하고, 또 다른 의혹을 연신 제기하는 게 굳어졌다. 일반적으로 인간적 신뢰는 일방의 선언이나 계약으로 형성되는 게 아니라 상호 간의 자발적 감정 유발에 의해 형성되는 교감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신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형성되기 어려우며 한 번 손상된 신뢰는 회복할 방법을 찾기 어렵다.

‘논어’의 가르침은 계속된다. “사람에게 신뢰가 없으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것은 마치 큰 수레에 예(輗)가 없고, 작은 수레에 월(軏)이 없는 것과 같으니 어찌 수레를 움직일 수 있겠는가(人而無信 不知其可也 大居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

국가 주요기관의 평균 신뢰도는 10점 만점에 4.23점으로 나타났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통을 의미하는 5점 이상은 지난해 대통령(6.21점), 군대(5.77점), 정부(5.09점) 등 3개였지만 올해는 1개(대통령, 5.44점)로 줄어들었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기관은 지난해 1∼3위를 기록한 군대(-1.1점), 정부(-8.83점), 대통령(-0.77점) 등이었다. 군대 내 폭력과 ‘관(官)피아’ 등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뢰 형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신뢰는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확인되는 믿음이다. 물론 신뢰의 발현은 자기 자신에서부터 비롯돼야 한다. ‘대학’은 “그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誠其意者 無自欺也)”고 일러주고 있잖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無自欺也:‘자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뜻.

無 없을 무, 自 스스로 자, 欺 속일 기, 也 어조사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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