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 서쪽에 자리한 속리산 자락에는 유난히 폭포가 많다. 한낮에도 어둑할 정도로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오송폭포는 시원한 물줄기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어 늦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그만이다. |
상주쪽 국립공원 입구에서 문장대까지는 3.3㎞여서 빠른 걸음이면 1시간30분 정도에 오를 수 있다. 조선 세조가 이곳에 올라 문신들과 시문을 읊었다 하여 문장대(文藏臺)라고 하는데,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구름과 맞닿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운장대(雲藏臺)라고도 불렸다.
문장대쪽 속리산에는 오송폭포, 옥양폭포, 장각폭포, 복로폭포, 쌍룡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다. 그래서 늦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이만한 곳도 없을 듯싶다.
속리산 문장대로 오르는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오송계곡. |
이 계곡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피서는 충분할 것 같다. 입구에서 불과 100m 앞에 서 있는 폭포 앞으로 걸어가는 사이 벌써 더위는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5단으로 이뤄진 높이 15m의 폭포는 기세등등하게 물줄기를 내뿜고 있다. 폭포 아래의 바위에 발을 딛고 올려다 보니 폭포수의 서늘한 기운으로 온몸이 더없이 상쾌해진다.
금란정이라는 정자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장각폭포. |
해학적인 표정의 남장사 인근 석장승. |
기둥 양옆에 용 모양의 받침대를 세운 남장사 일주문. |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학과 관련된 유물이 남아 있는 상주 동학교당. |
동학교당은 동학교의 남접주인 김주희가 우금치 전투 이후 속리산에 들어 득도한 뒤 1915년 동학교의 부흥과 포교를 위해 세웠다. 교당 주변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분지인데, 교당이 들어선 자리는 하늘의 이치를 뜻하는 글자인 ‘버금 아(亞)’ 자형 지세의 중앙에 해당한다. 동쪽 건물에 자리한 접주실의 문살에도 음각한 ‘亞’ 모양이 촘촘히 박혀 있다. 신도의 발길이 끊기며 쇠락을 거듭한 교당은 지금 열여섯의 나이에 시집왔다는 김주희의 며느리 곽아기(89)씨가 큰아들과 함께 지키고 있다.
상주=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4)=서울에서 출발하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상주 나들목으로 나오거나, 경부고속도로 청원 분기점에서 청원∼상주 고속도로로 갈아타서 화서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성주봉 자연휴양림(541-6512)은 통나무집과 야영데크를 갖추고 있다. 시내에 상주관광호텔(536-3900)이 있으며, 무양동 일대에는 모텔이 많다. 속리산 자락 화북면에는 펜션과 민박집이 곳곳에 있다. 맛집으로는 ‘서보매운탕’(532-5978)의 메기 매운탕과 ‘청기와숯불가든’(535-8107)의 한우구이가 유명하다. 상주 나들목 근처의 ‘새지천식당’(534-6402)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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