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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상주 속리산에 안긴 폭포로 늦여름 여행을!

입력 : 2014-08-21 17:43:19 수정 : 2014-08-21 21: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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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마음까지 씻어주는 청량한 물소리
경북 상주 서쪽에 자리한 속리산 자락에는 유난히 폭포가 많다. 한낮에도 어둑할 정도로 울창한 숲속에 자리한 오송폭포는 시원한 물줄기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어 늦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그만이다.
상주의 동쪽으로 낙동강이 흘러간다면, 서쪽에는 속리산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충북 보은군, 괴산군과 함께 상주에 걸쳐 있는 속리산은 최고봉인 천왕봉(1058m) 등 모두 9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이 중 기암괴석으로 이뤄져 절경으로 꼽히는 문장대(1054m)가 상주에 속해 있다.

상주쪽 국립공원 입구에서 문장대까지는 3.3㎞여서 빠른 걸음이면 1시간30분 정도에 오를 수 있다. 조선 세조가 이곳에 올라 문신들과 시문을 읊었다 하여 문장대(文藏臺)라고 하는데,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구름과 맞닿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운장대(雲藏臺)라고도 불렸다. 

문장대쪽 속리산에는 오송폭포, 옥양폭포, 장각폭포, 복로폭포, 쌍룡폭포 등 유난히 폭포가 많다. 그래서 늦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이만한 곳도 없을 듯싶다.


속리산 문장대로 오르는 등산로 초입에 자리한 오송계곡.
그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문장대 등산로에 자리한 오송폭포다. 주차장에서 200m만 올라가면 작은 표지판이 보이는데, 그것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더위를 잊게 된다. 한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로 촘촘히 나무들이 서 있는 데다, 차가운 계류가 흘러 오송폭포 입구 숲속은 천연 냉장고라고 할 만하다. 

이 계곡 바위에 걸터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피서는 충분할 것 같다. 입구에서 불과 100m 앞에 서 있는 폭포 앞으로 걸어가는 사이 벌써 더위는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5단으로 이뤄진 높이 15m의 폭포는 기세등등하게 물줄기를 내뿜고 있다. 폭포 아래의 바위에 발을 딛고 올려다 보니 폭포수의 서늘한 기운으로 온몸이 더없이 상쾌해진다.

금란정이라는 정자와 멋진 조화를 이루는 장각폭포.
이 일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폭포는 장각폭포다. 속리산 자락 사모봉에서 흘러내린 물길이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 폭포 높이는 6m에 불과하지만, 폭포 위에 세워진 정자 금란정과 함께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포 아래에는 짙은 물색을 띠는 깊은 소(沼)가 자리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올여름에는 장각폭포의 정취가 예전만 못하다. 금란정에서 폭포 아래 소로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아 이런저런 사고가 자꾸 생기자, 지난달 주민들이 정자 주변에 그물을 쳐 놓았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캠핑장이 생기며 다소 번잡한 느낌까지 준다. 

 
해학적인 표정의 남장사 인근 석장승.
낙동강변에서 속리산으로 이동하는 여정이라면 중간에 자리한 명소도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된 남장사는 상주를 대표하는 고찰. 가을철 곶감으로 유명한 남장마을에 자리한 남장사에는 절집 안팎에 흥미로운 볼거리가 여럿이다. 산문에 들어서기 전, 길가에 세워진 해학적인 표정의 석장승부터 눈길을 끈다. 민간신앙과 불교가 어우러진 문화재로, 불거진 눈에 주먹만 한 코의 장승은 정감이 넘치고 순박하기 그지없다.

기둥 양옆에 용 모양의 받침대를 세운 남장사 일주문.
일주문도 독특하다. 기둥 양 옆으로 용 모양의 장식용 버팀대를 세워 놓았는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한다. 남장사 보광전의 목각탱은 보물 제922호다. 보통 불상 뒤에 내거는 탱화는 종이나 비단 위에 그림으로 그린 것이지만, 이곳에는 독특하게 넓적한 나무로 불상 스물네 구를 조소처럼 깎아 불상 뒤에 세워 놓았다. 이 같은 형태의 목각탱화는 전국의 사찰 중에 6곳밖에 없다고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학과 관련된 유물이 남아 있는 상주 동학교당.
은척면 우기리의 동학교당도 흥미로운 유적이다. 상주 동학교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학과 관련된 건물과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주로 전라도, 충청도 땅에 남아 있는 동학의 자취는 아무런 유적도 남지 않은 전적지가 대부분이다. 현재 이곳은 서적·목판·의복류 등 동학 관련 유물 289종 1425점을 보관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동학교당은 동학교의 남접주인 김주희가 우금치 전투 이후 속리산에 들어 득도한 뒤 1915년 동학교의 부흥과 포교를 위해 세웠다. 교당 주변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분지인데, 교당이 들어선 자리는 하늘의 이치를 뜻하는 글자인 ‘버금 아(亞)’ 자형 지세의 중앙에 해당한다. 동쪽 건물에 자리한 접주실의 문살에도 음각한 ‘亞’ 모양이 촘촘히 박혀 있다. 신도의 발길이 끊기며 쇠락을 거듭한 교당은 지금 열여섯의 나이에 시집왔다는 김주희의 며느리 곽아기(89)씨가 큰아들과 함께 지키고 있다.

상주=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4)=서울에서 출발하면 영동고속도로 여주 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상주 나들목으로 나오거나, 경부고속도로 청원 분기점에서 청원∼상주 고속도로로 갈아타서 화서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성주봉 자연휴양림(541-6512)은 통나무집과 야영데크를 갖추고 있다. 시내에 상주관광호텔(536-3900)이 있으며, 무양동 일대에는 모텔이 많다. 속리산 자락 화북면에는 펜션과 민박집이 곳곳에 있다. 맛집으로는 ‘서보매운탕’(532-5978)의 메기 매운탕과 ‘청기와숯불가든’(535-8107)의 한우구이가 유명하다. 상주 나들목 근처의 ‘새지천식당’(534-6402)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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