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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 터서 출토 고려시대 불교용구 77점 공개

입력 : 2014-08-21 18:58:26 수정 : 2014-08-22 00: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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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명왕상과 사천왕상 배치
금강령 문양 정교·독특 ‘국보급’
문화재청과 서울문화유산연구원은 21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12년 도봉서원터에서 발굴된 뒤 보존처리를 거친 금동제의 금강령(金剛鈴·금강저의 한쪽 끝에 달린 방울), 금강저(金剛杵·불교의식에서 마음의 번뇌를 분쇄하는 보리심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불교용구) 등 불교용구 77점을 공개했다. 유물 중 금강령은 문양이 정교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처음 확인되는 문양을 갖고 있어 국보급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五大明王像·부처의 가르침과 명령을 받아 악마를 굴복시킨다는 밀교의 신)과 사천왕상이 상하로 함께 배치되어 있는데 이런 문양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2012년 도봉서원 터에서 발굴된 뒤 보존처리를 거쳐 21일 공개된 금강령(왼쪽)과 금강저. 이 중 금강령은 세공이 정교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처음 확인되는 오대명왕상과 사천왕상이 함께 배치돼 있는 문양으로 국보급으로 평가된다.
허정호 기자
금속공예사 전공인 주경미 박사는 “금강령에 사리공이 있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각, 제작 수법이 뛰어나 그동안 발견되거나 각지에 소장된 동일한 유물과 비교해 봐도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 또 물고기형의 ‘탁설’(鐸舌·흔들면 소리가 나도록 방울 안에 매다는 것)은 구슬을 물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고, 형태도 온전해 가치가 높다. 금강령, 금강저 외에도 ‘청동제 뚜껑항아리’, ‘뚜껑합’, ‘현향로’, ‘향완’(향을 피우는 그릇), ‘대부완’(굽 달린 사발) 등도 함께 출토됐다.

유물이 발견된 도봉서원은 1537년 조광조를 추존하기 위해 이전 영국사(寧國寺)의 일부 건물, 기단을 재활용해 창건됐다. 유물은 도봉서원이 건축되기 이전 영국사 건물이 조성될 당시 묻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물 중 일부에 ‘도봉사’라는 글자가 확인돼 고려시대에 이미 존재가 확인되는 인근의 도봉사(道峯寺)라는 사찰과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도 있다.

주 박사는 “일부 유물에서는 8∼9세기 이른 시기 특징을 보이는 것도 있어 공양구 대부분은 11세기 이전 작품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공양품을 담은 청동솥은 거적 같은 데다가 싼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부러 묻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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