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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재난도 삶의 일부… 우리 모두 프레퍼족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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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23 06:00:00 수정 : 2014-08-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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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21’ 카페지기 우승엽씨 “우리는 가장 심각한 상황에 대해서 즐겁게 토론하는 사람들입니다.”

프레퍼족 카페 ‘생존 21’의 카페지기이자 지난달 출간된 ‘재난시대 생존법’의 저자인 우승엽(41·사진)씨는 2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프레퍼족이 소수의 별난 사람이 아니라 재난을 삶의 일부로 여기고 미리 준비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우씨는 “대개 언론에서는 프레퍼족을 ‘나 혼자 끝까지 살기 위해’ 고가의 생존장비를 구입하는 별난 사람들로 묘사하고 희화화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시민들”이라며 “미래의 위험을 준비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모두가 프레퍼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씨가 프레퍼족 카페나 책에서 소개하는 생존법은 큰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평소에 쌀을 2ℓ 물병에 넣어 저장해두기’ ‘건물에 들어갈 때 비상 탈출 경로 확인하기’ ‘위기 시에는 스마트폰이 소용이 없으니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 등 소소한 내용이 많다.

우씨는 “주변 사람들이 고가의 생존장비를 구입하려고 하면 뜯어말리는 편”이라며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재난대비법을 찾아 소개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전산관리자로 13년간 근무하면서 과장까지 올라갔던 우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특전사로 군복무를 했고, 어릴 때부터 ‘15 소년 표류기’를 즐겨 읽기는 했지만 스스로 ‘도시생존 전문가’가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산관리자라는 직업 특성상 오류가 나는 컴퓨터와 시스템을 복구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의외로 이 세상은 사고에 취약하고 빠르게 복구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위기가 닥쳐올 경우 생존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결국 그는 지난해 주변의 만류를 뒤로하고 회사를 뛰쳐나와 생존법 연구에 몰두했다. 연구 자료를 정리해 책을 출간하고자 출판사 수십 곳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 3월 우씨는 낙담하며 제주도에 내려가 한 달 동안 걷기도 했다. 우씨는 “당시 너무 막막하고 착잡한 기분에 눈을 뜨면 걷고, 걷다 지치면 잠자리에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우씨가 서울로 돌아온 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대형사고가 잇따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우씨의 제안을 거절했던 출판사 세 곳에서 연락이 왔고 우씨가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상황이 역전됐다.

최근에는 TV 라디오 신문 등에서 출연 및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면서 그는 분주해졌다.

우씨는 “아무리 재난대응시스템이 발달한 국가라도 대지진과 같은 큰 재난이 닥치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개인들이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프레퍼족은 세상이 곧 종말할 것으로 보고 현재의 삶을 모두 생존에 투자하는 비관론자들이 아니라 재난과 사고도 삶의 일부로 긍정하고 즐겁게 헤쳐나가는 긍정론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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