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주 초·중·고교 4만여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중·고 학생 인성 수준 조사 및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은 인성 덕목 10가지 가운데 ‘성실’과 ‘자기조절’에서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학생은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보다 더욱 낮은 점수를 기록하여 중2병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경오 선문대교수·컴퓨터공학 |
최근 버스나 지하철에서 중학생 또래 학생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욕설이 들어가지 않은 문장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1970년대나 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그 정도가 너무나 심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불량해보이지도 않고 정상적인 모범생처럼 생겼지만 휴대전화 통화를 들어보면 거친 욕설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욕설을 함으로써 무리에서의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이 멋지게 보인다는 착각에 빠지는데 이는 중2병의 대표적 증상이라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인터넷이 빠르게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우리는 편리하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즐길 거리도 풍부해졌지만 이와 함께 꼭 수반되어야 할 윤리적 소양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관심했다. 지금이라도 어린 학생들을 위한 윤리의식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욕설에 대한 무감각함을 일깨워주고 무엇이 바른 것이고 무엇이 그른 것인가에 대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할 때이다. 욕설은 자신을 멋지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더럽히고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초등학교 아니 더 일찍 유치원에서부터 실시되어야 하며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으로 아이들을 살펴보고 지도하여 바른 윤리의식을 가지고 인터넷 공간에서도 예의를 갖추고 행동하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경오 선문대교수·컴퓨터공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