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두근두근' 강동원 "슬픔에 힘주지 않으려 노력"

입력 : 2014-08-28 10:53:21 수정 : 2014-08-28 10:53:2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만인에게 사랑받을 영화…오랜만에 인간다운 역할에 재미"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선천성 조로증을 앓는 열여섯 아들을 둔 서른셋의 아빠 한대수는 다른 인물보다 도드라진다.

현실적이지 않은 외양의 배우인 강동원(33)이 사연 있는 아빠 한대수로 분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어른보다는 아이 쪽에 가까운, 천진난만함 그 자체 같다가도 갑자기 아들에 대한 애달픈 마음을 한 뭉텅이 불쑥 꺼내놓는 한대수의 모습은 우리가 익숙한 부성애는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달 영화 개봉을 앞두고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슬픔에 너무 힘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동원은 "너무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유쾌한 이야기라는 것이 '두근두근 내 인생'의 포인트"라면서 "어차피 슬픈 영화인만큼 최대한 유쾌하고 밝게 연기하자고 마음먹었다"고 강조했다.



한대수는 신산한 삶에 지칠 법도 하지만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는 법을 잊지 않는 소박한 인물이다. 그는 아내 최미라(송혜교 분)에게 등짝을 얻어맞으면서도 걸 그룹에 열광하는가 하면 아픈 아들이 선물로 받은 게임기를 탐낸다.

그동안 선명하고 강한 이미지의 인물을 주로 연기했던 강동원의 이렇게 천진무구한 얼굴을 화면에서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다. 강동원이 최근 개봉한 영화 '군도'에서 서늘한 이미지의 악역 조윤을 연기했던 터라 더 낯설다.

"강대수처럼 순박한 인물은 2004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이후에는 처음인 것 같아요. 제 입으로 저도 순박하다고 말하기는 이상하네요. (웃음). 주변에서도 다들 제가 마음이 약한 편이라는 걸 아는 것 같아요. 한대수 역할도 있는 그대로만 연기하라고 하더라구요."

강동원은 며칠 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방콕행 비행기에서 '두근두근 내 인생' 시나리오를 읽고 수차례 오열했던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 시나리오를 연달아 2번 읽었는데 정말 완벽했다"고 평가한 강동원이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상대 역할인 송혜교 덕분이었다. 둘은 지난 2010년 장준환 감독의 영화 '러브 포 세일'에서 호흡을 맞춘 뒤 친분을 유지해 왔다.

"송혜교씨에게 다음 작품이 뭐냐고 물었더니 '두근두근 내 인생'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아이가 조로증인데 부모는 어리다는 극단적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어요. 흥미로울 것 같았어요. 더구나 이재용 감독이 오랜만에 하는 상업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볼 수 있는지를 물어봤어요."



강동원의 설명대로 한대수 가족이 처한 상황은 극 중에서 방송을 탈 만큼 극단적이지만 이들의 가족생활은 너무 일상적인 모습이다.

강동원은 "근래 제일 사람다웠던 역할이 영화 '의형제'의 간첩 역할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사람다운 역할을 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아직 아들이 있기는커녕 결혼조차 하지 않은 강동원은 배역에 최대한 이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에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연기는 인생의 경험치에서 나온다고 믿지 않아요. 연기는 상상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한대수가 이러이러한 상황일 것이라고 상상하고 그걸 최대한 실천하려고 노력했어요."

강동원은 "이번 영화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기에" 특별히 관련된 영상이나 책을 읽지 않았다고 전했다. 물론 한대수의 애끊는 마음을 상상하는 데 참고가 된 인물은 있다고 했다.

"제가 공익근무요원일 때 주변에 그런 아픔을 가진 분이 있었어요. 그분의 좋은 점이 그런 점을 내색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분은 자기 아이는 남들과 약간 다를 뿐 천재라고 하셨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그분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어렵게 시사회에 초대했는데 아직은 마음을 다 내려놓지 못해서 못 오시겠다고 하셨어요."



강동원은 이어 "영화를 찍으면서 제 부모님 생각도 많이 했다"면서 "절 키우기 쉽지 않으셨겠다, 그래도 제가 건강하게 자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눈물을 참지 못한다는 강동원은 배역에 몰입한 탓에 촬영현장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던 모양이다.

죽음을 체감한 아름이 "나는 어릴 때 까꿍놀이를 좋아했대"라고 운을 떼면서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읊조리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너무 오랫동안 운 탓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강동원은 설명했다.

그는 막상 대형스크린에 걸린 완성본을 봤을 때도 내내 마음이 계속 짠했고 결국 강대수가 의절했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부터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현장에 있을 때가 제일 좋다"는 강동원은 이번 가을에는 쉬면서 연기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운관 복귀 계획을 묻자 "드라마는 표현 수위와 장르적 한계도 있고 제작환경도 다르다"며 당분간은 계속 영화에 뜻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정말 만인에게 사랑받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로 연기했습니다. 관객들로부터 한대수 연기가 극에 잘 녹아들었다는 평가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