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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석촌지하차도 동공은 삼성물산 부실시공 탓"

입력 : 2014-08-28 13:55:39 수정 : 2014-08-28 14: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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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굴착량보다 14% 더 파내…삼성물산 "조사 존중, 책임지고 복구"
서울시 총괄감독 부실 사과…도로함몰 특별대책 발표
석촌지하차도 동공(洞空. 빈 공간)의 발생 원인을 조사한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은 28일 지하철 9호선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 공사가 동공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삼성물산은 "석촌지하차도 주변을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고, 서울시는 "시민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다각도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동공은 지하철 9호선(919공구) 3단계 실드 터널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919공구는 충적층(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연약지반)으로 삼성물산이 지반 침하를 대비한 현장조치 매뉴얼까지 만들었지만, 실제 공사에서는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 기계인 실드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조사단은 삼성물산이 실드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토사량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물산은 지하차도 구간에서 공사를 시작한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애초 예측한 굴착량 2만 3천842㎥보다 14% 많은 2만 7천159㎥의 토사를 파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흙속에 밝혀 있던 돌과 부실한 지반공사 때문에 TBM이 계획보다 많은 토사를 굴착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물산은 지반 붕괴를 막기 위해 특수용액으로 터널 주변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그라우팅(grouting)을 실시했으나 시공이 완벽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물산은 수평 그라우팅을 국내 최초로 실시하면서 처음에는 터널에 42개의 구멍을 뚫어 용액을 주입키로 했다가 실제로는 8개만 뚫어 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형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서울시 발표 내용을 존중한다. 이번 일은 저희가 관리하는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계약에 따라 저희가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실시공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동공의 주원인으로 저희를 지목했는데 그 부분은 일단 존중하고 추가 조사에 응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조사단은 또 지하수 흐름과 수위를 고려할 때 이번 동공은 제2롯데월드나 석촌호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큰 불안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서울시 책임도 있다"고 사과했다.

시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사에서 감독 책임을 지는 감리사는 물론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날 서울시는 동공 등 해마다 늘고 있는 도로함몰 현상을 관리할 특별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시는 도로함몰의 주요 원인인 노후 하수관로의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2021년까지 5천㎞, 연평균 680㎞의 낡은 하수관을 점검한다.

내년도 하수관로 보수 예산은 올해보다 1천17억원 많은 2천200억원으로 책정했다. 예산 증액분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내년부터는 대형 공사장에 '도로함몰 전담 감리원'을 배치하고 하루 지하수 배출량이 100t 이상인 시설에 대해서는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지반탐사장비(GPR) 2대를 도입하고, 함몰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을 파악할 수 있는 도로함몰지도를 구축하기로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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