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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위 발레리나’ 진정한 여제로 거듭난다

입력 : 2014-08-29 21:40:24 수정 : 2014-08-29 21: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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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간판 김자인 세계선수권 정상 도전
“언제나 목표는 우승 아닌 완등입니다.”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김자인(26·사진)이 ‘암벽 여제’를 위한 화룡점정을 찍는다. 다음달 8일부터 14일까지 스페인 히혼에서 펼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다.

김자인은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여자부 리드에서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하는 스타다. 국제대회 때마다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독보적 위상을 자랑한다. 탄탄한 체력과 기술, 창의성 등이 발군이다. 여기에다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져 독보적인 경지에 올라 있다. 암벽등반에서 김자인은 축구의 리오넬 메시나 농구의 마이클 조던과 같은 존재다.

IFSC는 김자인을 ‘암벽 위의 발레리나’라고 칭한다. 이처럼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완벽한 ‘지존’의 자리에 도달하기 위한 숙제가 하나 남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다. 김자인은 월드컵에서 수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유독 세계선수권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2005년, 2007년, 2009년, 2011년, 2012년 등 총 5차례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절정의 기량을 보여온 2009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세 차례 연속 은메달에 그쳤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종목이 아닌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세계선수권은 선수에게 최고의 영예다. 김자인은 이번 대회가 전성기 때 맞는 마지막 세계선수권일 수도 있어 더욱 우승에 대한 열망이 뜨겁다. 그는 올 들어 국제대회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로 기록되는 때가 잦아졌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지병처럼 찾아오는 잔 부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자인이 진정한 여제로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은 컨디션 조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자인은 지난해 4월 로프 없이 하는 볼더링 월드컵에 출전해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무려 1년여 동안 물리치료를 받았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부상이 그를 괴롭힌다. 이에 따라 김자인은 정상급인 체력, 기술, 창의력을 크게 강화하기보다는 부상 예방 훈련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김자인은 “아쉬운 결과 때문에 많은 분이 이번 대회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과도한 의욕은 경계했다. 그는 “우승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우승에만 집착하고 싶지는 않다”며 “대회 때마다 지녀왔던 ‘완등을 위한 등반’이라는 태도를 이번에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클라이밍에는 리드, 볼더링, 스피드 등의 종목이 있다. 김자인의 주종목은 리드다. 리드는 올라가기 어렵게 홀드(손잡이)를 배치한 인공암벽을 제한시간(8분) 내에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 겨루는 경기다. 험난한 자연 암벽에 루트를 개척하는 산악활동에서 파생된 종목이다. 동료를 위해 길을 터 주려고 오른다는 의미에서 ‘리드(lead)’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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