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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영화관 팝콘세트, 리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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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8-30 16:00:00 수정 : 2014-09-24 00: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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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모(39)씨는 며칠 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형영화관을 찾았다가 아르바이트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였다. 팝콘을 좋아하지 않는 정씨는 함께 온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팝콘을 사려다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씨는 아무리 영화관 내 매점이라도 관람료 보다 비싼 팝콘세트 가격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씨는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따져 물었지만, 종업원은 “세트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다”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평소 대형 영화관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팝콘 등의 값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 같다”며 “모처럼 시간을 쪼개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 나들이를 나왔는데 추억은커녕 기분만 망치고 돌아왔다”고 씁쓸해했다.

일부 영화관 매점에서는 팝콘을 유·무료로 리필(refill)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출 비중이 높은 매점매출 하락을 우려해 영화관 측이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거의 모든 영화관은 매점에서 음료 리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콜라 등 탄산음료를 구매하면 1회에 한해 리필 받을 수 있다(에이드음료 제외).

하지만 영화관은 음료나 팝콘 등 리필 가능 여부를 고객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직원에게 개별적으로 문의해야만 알 수 있다.

실제 롯데시네마 일부 영화관 매점에서는 팝콘을 다시 채워주기도 한다. 이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메가박스는 캐니멀 팝콘통 구매시 2000원을 추가로 내면 카라멜 팝콘을, 2500원을 내면 갈릭 팝콘을 리필해준다. 횟수 제한은 없지만 서울 지역 일부 매장에서만 리필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관은 직영점과 자영점으로 나뉘는데, 직영점은 음료를 1회에 한해 리필해주고 팝콘은 리필을 안하지만, 위탁점은 지점의 재량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며 “과거 팝콘 리필 행사를 진행한 적 있지만 지금은 사실상 팝콘을 리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안내되지 않고 있다. 영화관 내 음식물 반입은 지난 2008년부터 허용되고 있다. 지나친 냄새를 풍기지 않는 음식물은 영화관 내로 반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관람객들이 많다.

대학원생 최모(24)씨는 “안내판에 설치된 세트메뉴 가격표를 보고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작 외부 음식을 반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밖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다른 음식들을 사왔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CGV 매점매출, 3년새 2배 ↑

이런 가운데 CJ CGV 매점매출이 3년새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CJ CGV는 올 상반기 전체 매출 3903억원 가운데 팝콘과 음료 등 매점매출이 654억원으로 전체의 16.7%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2010년 이후 CJ CGV의 매점매출은 연평균 20.5%씩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2010년 784억원이었던 매점매출은 지난해 1368억원으로 3년새 74.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 CGV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티켓매출은 3378억원에서 5110억원으로 51.3%, 광고매출은 513억원에서 781억원으로 52.3% 늘어났다. 하지만 매점매출은 이보다 20%포인트 이상 증가폭이 높았던 것.

관객수 증가폭 보다 매점매출 증가폭이 컸던 것은 CGV가 팝콘가격 인상과 매점가격 차별화를 시도함에 따라 1인당 객단가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CGV는 팝콘의 경우 2008년부터 기존 소(小) 사이즈를 없애고 중(中)과 대(大) 사이즈만 판매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꾼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영화 관람료로 수익이 나지 않아 광고와 매점 운영으로 수익을 얻는 기형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영화관의 주 수입이 영화관람이 아닌 매점에서 나온다는 게 통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 제작비와 출연료 상승 등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비용이 증가했지만 영화 관람료는 별 차이가 없다”며 “현실적으로 영화 관람료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점에서 판매되는 팝콘과 음료 등의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영화관이 지금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 결국 매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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