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시니어 공공외교단의 조용한 외교행보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4-08-31 23:28:23 수정 : 2014-08-31 23:32:2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신학기를 맞는 인도네시아개방대학 한국캠퍼스 재학생 400명에게 한국을 알리는 인도네시아어판 한국학 학습자료를 배포하게 됐다. 외교부 시니어 공공외교단 지원으로 성사된 일인데 ‘한국·인도네시아 40년 관계’를 비롯해 ‘한글과 한국어’, ‘한류문화’, ‘인도네시아 차세대 젊은이들이 본 한국문화’ 등이다. 이 책의 필진은 대부분이 한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거나 각종 연수프로그램으로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의 교수요원들이다. 오늘날 한류문화로 대변되는 한국문화의 무형적 자산을 인도네시아의 젊은 엘리트들이 자국어로 자신들의 시각에서 에세이 형태로 짤막짤막하게 써서 독자층을 넓게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중동지역 등으로 수많은 산업연수생을 내보내고 있다. 이들 산업 연수생 중 일부는 시간과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본국의 개방대학 프로그램을 계속해 이수하고 있다. 이들의 해외 캠퍼스는 한국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대만 등에 있는데, 한국 캠퍼스가 양과 질과 성과면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한다. 1960년대 파독 탄광노무자와 간호보조원으로 갔던 많은 분들이 주경야독을 해 하이네의 시를 읽고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서를 인용함으로써 독일사회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들은 그 후 고국과 독일 양국의 우호협력을 위한 진정한 문화 중계인이 됐다. 한국 캠퍼스의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동남아학
시니어 공공외교단에서 시도한 한국학 총서 보급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 문화에 간접적인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작지만 편안한 소통 기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모레 화장품이 베트남에서 피에르 가르뎅을 능가해 많이 수출되고, 휴대폰이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으로 불리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는 참고서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이래로 다양한 한국어 교재가 해외 수요자를 찾아 보급됐다. 많은 나라에 한국학과가 개설되고, 최근에는 현지 교수요원이 현지어로 한국 측 파트너와 공동으로 집필한 한국어 관련 자료도 속속 편찬되고 있다. 그러나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지만 이를 만족시켜 줄 만한 자국어 교재가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이번에 배포를 시작한 한국학 자료처럼 한국의 사회와 문화를 경험한 현지인 학자들이 자국 젊은이의 요청에 따라 계속 많은 학습자료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 또한 차제에 이들의 노력을 지원하는 공식 창구가 국내에 마련됐으면 한다.

문화의 세기다. 경제도 문화로 말하고, 외교의 품격도 문화가 대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시니어 공공외교단은 국내 외국인에게 한국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아리랑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고, 한국학 자료가 선을 보이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도 네팔 교민 30명의 오대산 월정사 문화체험과 몽골 유학생 30명의 예산 현대정유 산업시찰에 이어 수덕사 방문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아리랑 판소리와 우리 역사 문화강좌 등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동남아학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