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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어 게임·양식업까지… 중국 자본 ‘바이 코리아’ 열풍

입력 : 2014-09-01 06:00:00 수정 : 2014-09-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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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지분 갖고 제품 공동 생산해
중국으로 재수입… 내수 확대 전략에 활용
지난 7월3일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코트라 본사. 시진핑 주석을 수행해 방한한 중국의 기업 대표단 123명이 몰려들었다. 중국 상무부가 한국 투자에 관심을 표명한 기업을 선별해 데려왔는데, 현지 부동산업계 리더인 상하이스마오와 30개 계열사를 거느린 신화롄부동산, 세계 최고도에 철도를 건설한 중푸자신그룹 등 굵직굵직한 기업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한 코트라 직원들은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한국에 직접투자를 늘리겠다는 중국 기업의 열의에 한 번, 이들이 특별한 관심을 표명한 지역과 업종이 제주도와 부동산이 아니라는 점에 다시 한 번 귀를 의심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기업은 서해안의 새만금 경제자유구역, 경기,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관심이 컸다”며 “새만금은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차이나밸리가 조성될 예정이고, 중국과 가까운 경기와 인천에서는 공동 연구·개발(R&D)과 생산을 통해 현지 동반진출한 제조업 파트너를 구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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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가 몰려온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의 한국 직접투자가 붐을 이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본다. 많아도 연간 7억달러대에 그치던 중국 본토의 자본은 올해 10억달러를 가뿐히 넘기고, 여기에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더한 중화권 자본은 40억달러를 웃돌아 최대 투자지역인 유럽연합(EU) 등과 어깨를 견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본은 최근 들어 중화권 국가를 우회투자용으로 이용하고 있어 중국과 중화권 자본이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제주도 부동산과 관광레저 개발에 집중 투자했는데,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문화 콘텐츠와 IT(정보기술), 소재, 식품, 생활소비재 등으로 투자처를 다양화하고 있다”며 “투자지역도 제주도를 벗어나 강원, 전북, 부산 등으로 다원화됐다”고 전했다.

세계 3위 규모의 인터넷 업체 텐센트가 지난 4월 싱가포르를 경유한 우회투자로 CJ게임에 5억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중국 최대 의류기업인 디샹은 한국의 브랜드 ‘아비스타’에 132억원을 투자해 지분 37%를 확보했다. 정동진 복합관광레저단지 개발 프로젝트에는 중국의 샹차오홀딩스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신고했고, 중국에서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위해쯔광생물은 익산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하려고 1억5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장쯔다오그룹은 전남 진도군에서 양식업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 이를 통해 중국을 겨냥해 냉동, 가공에 이르는 수출산업단지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 자본은 경쟁력이 뚜렷한 한국 기업에 전략적인 지분 투자를 하고, 공동 R&D와 생산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중국으로 재수입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술이전을 원하는 투자자도 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앞두고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화학, 소재, 자동차 부품, 환경, 에너지 등에 선제 투자하려는 수요도 일어나면서 전략적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투자 성공에서 자신감을 얻은 중국 자본은 평창 동계올림픽 등에 발맞춰 투자지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 일각에서 중국 자본이 동부하이텍, 대한전선, 대우조선해양 등 매물을 사들여 쌍용자동차처럼 ‘단물’을 빼먹고 기술만 들고 ‘먹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노리는 시장은 협소한 한국이 아니라 광활한 본토인 만큼 전략적 협력관계가 진전되면 현지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커가 끌어올리는 주가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은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품목은 화장품으로 화장품기업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90만원대에서 200만원대로 2배 이상 급등해 ‘황제주’가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7% 늘었는데 중국인 구매 증가 덕분으로 분석된다. 한국화장품도 8월 들어 3000원대에서 5200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말(1400원) 대비로는 4배 가까이 뛰었다. 호텔신라 주가도 중국 관광객 증가로 지난해 말 6만7000원선에서 12만원대로 2배가량 올랐다. 신라면세점의 중국인 매출 비중은 55∼65% 수준인데 유커 급증세를 감안하면 그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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