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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기국회 등원, 여야가 줄다리기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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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01 22:29:20 수정 : 2014-09-01 22: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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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어제 개막했지만 국민은 씁쓸하다. 회기 100일의 의정 시곗바늘이 돌기 시작했는데도 국회가 어찌 굴러갈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탓이다. 여야는 아직 의사일정 합의도 하지 못했다. 회기 100일이 ‘불임 의정’으로 얼룩질 우려가 없지 않다. 세월호특별법 앞에 패인 골이 그토록 깊다. 국민이 국회를 근심해야 하니 여간 개탄스럽지 않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어제 개회사에서 “여야가 조금만 더 양보하고 타협하고자 노력하고, 유족들도 100% 만족을 줄 수 없는 정치의 한계를 조금만 더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준다면 이 진통은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특별법을 정조준한 언급이다. 대다수 국민도 애타게 국회 정상화를 주문하고 있다. 여야는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 소귀에 경 읽기가 따로 없다.

국회는 어제 개회식에 이어 철도 부품 제작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본회의 보고를 했다. 박형준 신임 국회사무총장 임명도 표결로 승인했다. 어제 의정활동은 그것뿐이다. 여야 지도부는 새해 예산안을 어찌 치열히 따지고 국정감사를 어찌 효율적으로 실시할지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한 상대 당 양보를 요구하면서 공을 떠넘기기에 바빴을 따름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3장에서 국회를 다룬다. 대통령에 관해서는 제4장 제1절에서 언급한다. 그만큼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헌정질서에 따라 정당은 법적 보호와 재정 지원을 보장받고 국회의원은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등과 함께 적잖은 의정활동 비용까지 챙긴다. ‘공짜점심’일 리는 없다.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헌신해달라는 주문이 담겨 있는 특권들이다. 그러니 답해야 한다. 정당과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멸사봉공을 하고 있는가.

여야는 과분한 특권을 계속 누려도 되는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남한테 삿대질할 계제가 아니다. 제 몰골부터 직시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가슴 벅찬 비전을 제시하고 세월호 비극과 같은 가슴 아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는커녕 갈등과 분란만 키우면서 당파적 잇속이나 챙기는 정치권이라면 국민을 대의할 자격이 없다. 특권도 내려놓아야 한다. 정기국회 등원은 기본 책무라는 인식조차 없는 정치권 수준에 국민이 언제까지 절망해야 하는지부터 여야 지도부는 분명히 답해야 한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세비를 비롯한 과분한 특권을 지금 당장 내려놓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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