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간토 조선인학살' 91주기 맞아 日 곳곳 추념식

입력 : 2014-09-01 19:03:22 수정 : 2014-09-02 01:30: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간토 대학살은 인류역사의 치욕
지금도 日 혐한시위… 방치 안 돼”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쯤 도쿄를 비롯한 일본 간토(關東)지역에 규모 7.9의 대지진이 강타했다. 수많은 목조건물이 무너지거나 불이 붙으면서 도쿄 등은 아비규환이 됐다. 패닉 상황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풀어 넣었다’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고, 조선인들은 학살로 내몰렸다.

당시 자경단들은 경찰 등의 비호 아래 조선인을 가려내기 위해 ‘주고엔 고줏센(15원50전)’을 말하게 했다. 발음이 틀리거나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조선인이 자경단의 폭력에 목숨을 잃어야 했다. 이때 학살된 조선인은 최소 6000여명에 이른다고 재일사학자 강덕상 등은 주장한다.

1일 오전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옆에서 일본인과 재일동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토대지진 91주년 조선인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91년이 흐른 1일 오전, 도쿄 미나토구의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 중앙회관 대강당에서 유흥수 주일대사와 오공태 민단중앙본부 단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인 학살 91주기 추념식’이 거행됐다.

김수길 민단 도쿄본부 단장은 추념사에서 “간토대지진은 엄청난 천재지변이자, 일본 관헌에 의해 날조된 유언비어를 핑계로 우리 동포들을 무차별 학살한 청천벽력 같은 인재였다”며 “일본인들의 만행은 인류 역사의 치욕으로 영원히 규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스미다(墨田)구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의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옆에서 일본인과 재일동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토대지진 91주년 조선인희생자 추도식’이 열렸다.

조선인 희생자 추모비가 자리한 요코아미초공원은 간토대지진 당시 불길이 번지면서 주민 3만8000여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육군피복공장이 자리한 곳이다.

‘간토대지진 조선인학살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의 정종석 운영위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만나 “일본 정부는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확히 조사해 잘못이 있다면 확실히 밝혀야 한다”며 “지금도 일본 각지에서는 혐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민족, 인종에 대한 차별적 발언)가 벌어지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 등을 이유로 방치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을 찾은 재단법인 ‘씨알’의 회원 13명과 조선인 학살의 진상규명에 반평생을 바친 일본인 니시자키 마사오(西岐雅夫) 등은 이날 오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가 있는 도쿄 스미다(隅田)강 야히로(八廣)에서 출발해 추도제가 열린 요코아미초공원까지 약 8㎞를 행진하기도 했다. 니시자키는 “일본에서 이 같은 운동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진상 규명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글·사진 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