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김치는 지역마다, 계절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아 다양하게 변신해 그 종류만 300개가 넘게 존재한다.
강원지역은 산악지역과 해안지역의 환경이 달라 두 지역의 특색 있는 재료를 모두 이용한 김치가 존재한다. 태백산맥 줄기 산악지역에서는 갓으로 김치를 담그고, 동해안 지역은 싱싱한 명태와 오징어를 넣은 김치를 즐긴다. 배추김치에도 생오징어채와 말린 생태조각이 들어가며, 해물김치와 창란젓 깍두기, 서거리김치 등이 전통 김치다.
충청지역은 다양한 곡식과 채소, 서해안의 해산물이 풍부하나 양념을 적게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김치를 ‘짠지’라 해 배추짠지, 무짠지라 부르기도 한다.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한 맛의 총각김치와 굴 섞박지, 열무김치, 가지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전라도는 다른 지방보다 풍부한 곡식과 해산물, 산채를 이용해 음식이 매우 호화로우며, 다양한 김치를 담근다. 기후가 따뜻해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맵고 짠 편이지만 찹쌀풀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배추 포기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전라반지, 나주 동치미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경상도는 바다의 어장과 남부의 기름진 농토에서 얻어지는 풍부한 농수산물을 이용하며 맵고 세게 간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말랭이김치, 깻잎김치, 콩잎김치, 우엉김치, 부추김치 등이 유명하다.
제주도는 겨울철에도 싱싱한 채소가 생산돼 김치 종류는 적으나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이한 김치들이 존재한다. 음력 정월에 밭에 남아있던 배추로 담그는 동지김치와 톳으로 담그는 김치, 여름 김치인 양배추 포기김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북지역에는 산악지대인 함경도의 맵지만 짜지 않은 김치와 평야가 넓은 평안도의 풍부한 김치 등이 존재한다. 함경도는 채칼김치, 무청김치, 대구깍두기 등이, 평안도는 동치미, 지름섞박지, 백김치 등이 있다.
이외에도 종가에서는 독특한 비법으로 만든 특별한 김치가 전해오며 김치를 담그고 먹는 일도 수행이라 여기는 사찰에서는 마늘과 파, 부추 등 오신채(五辛菜)를 사용하지 않는 특별한 김치도 존재한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김치는 단순히 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김치에 들어가는 수많은 재료가 형성하는 김치 후방관련 산업은 그 생산액만 연간 3조3000억원이 넘고 있으며 주로 배추김치로 형성된 김치 생산은 2조3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김치의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김치냉장고가 또 1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형성한다.
최근에는 우리만의 김장 문화가 관광산업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김치의 영양 기능성과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여러 기능성 제품이 개발되고 있으며 새로운 요리의 식재료로 김치는 39조원의 외식산업의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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