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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대원 질식시킨 SERE 훈련, 고위험·사고 다발 '논란'

입력 : 2014-09-03 10:46:34 수정 : 2014-09-09 18:4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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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여단 예하부대에서 특수전 훈련 도중 사고가 발생해 이모(23), 조모(21) 하사가 숨지고 전모(23) 하사가 부상했다.

특전사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11시께 이 부대 내 모의 훈련장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포로체험 훈련’ 도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 훈련은 'SERE'(Survival, Evasion, Resistance and Escape)라 불린다.

1960년대 영국 특수부대 SAS에서 유래한 이 훈련은 적에게 붙잡힐 경우를 대비해 실제와 매우 비슷한 환경에서 포로 체험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군이 미 해군 특수전부대원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담은 할리우드 영화 ‘G.I 제인’(1997)에는 SERE 훈련의 내용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주인공(데미 무어)이 못마땅한 교관(비고 모텐슨)은 주인공이 훈련에서 생포되자 그녀를 심하게 구타하고 온갖 가혹행위를 가하지만 주인공은 이를 극복하고 교관을 역습해 인정을 받는다.

실제 SERE 훈련은 영화보다 더욱 강도가 센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특수전부대는 포로가 됐을 상황을 가상해 ‘예비 특전요원’들에게 강의실에서 배운 혹독한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비밀시설인 이 시험장에서 가상 포로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않거나 식사에 제한을 받는 등의 체험을 한다.

사고 위험이 높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지만 선진국 특수부대들은 군사적 필요성을 이유로 계속 유지하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은 “이 훈련은 강도가 매우 높아 미군에서도 가장 위험한 훈련 중 하나로 간주한다”고 평가했다.

양 위원은 “미군에서도 이 훈련을 가장 강도 높게 받는 병과가 조종, 특수전”이라며 “조종사나 특수전부대원은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작전활동을 하므로 포로가 될 위험이 높다. 사전에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아군의 기밀을 적에게 넘겨줄 수 있어 평시에 포로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ERE 훈련은 외국에서도 사고가 많이 날 정도로 위험하다”며 “다만 외국에서는 노하우가 쌓여있어 교육생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알기 때문에 ‘수위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한군에서도 이와 비슷한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전사가 올해 미국에서 이 훈련을 처음 도입한 점으로 미루어보면, 훈련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강도를 높인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 군사전문가는 “SERE는 특수전부대에게 핵심적인 훈련이므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폐기하면 안된다”며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안전 규정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훈련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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