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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서울-파주 연비 20km/l넘어…3세대 MINI쿠퍼D

입력 : 2014-09-03 11:03:40 수정 : 2014-09-03 13: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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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소형차 MINI가 새로워졌다. 엔진크기는 줄이고 힘은 세졌다. 더불어 연비도 향상됐다. “작은 차가 그리 비싸?”라는 의문에서도 조금은 해방됐다. 3세대 MINI 쿠퍼D 모델은 기존 대비 540만원이나 값을 내린 3240만원이고 옵션을 추가한 하이트림은 기존 모델보다 조금 높은 3870만원이다.

시승차는 지난해 출시한 3세대 MINI의 디젤엔진 모델이다. 차에 대한 자신감일까. 올해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출시했다. 연비를 개선하고 차는 커졌고 값은 싸졌으니 자신감을 가질만하다.

그래도 MINI의 특징인 ‘아이러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우리나라 정서상 가장 큰 아이러니가 바로 크기에 비해 값이 비싼 것. 수입차라지만 성인 4명이 타기엔 벅찬 이 차가 인기를 끈다. 이른바 대중적이지 않지만 개성 있는 소비자를 겨냥해 잘 팔리는 차다. 개성 있는 소비자가 순식간에 늘어나는 것일까. MINI의 판매량은 올 여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2세대 모델이 끝나고 3세대 모델을 들여온 시점이라 그럴 수 있겠지만 작고 비싼 차 MINI의 인기는 의아하다.

3세대 MINI쿠퍼D의 실내에 들어서면 몇 가지 바뀐 점이 눈에 띈다. 스타트렉 우주선처럼 생겼던 차기가 조금 평범해졌다. 그리고 우주선 도킹하듯 대시보드에 꼽아야 시동이 걸렸던데 비해 신차는 주머니에만 있어도 된다. 요즘 나오는 차는 대부분 되지만 MINI는 왠지 이제야 스마트키를 적용했다.

시동을 걸기위해 실내를 둘러보면 또 다른 아이러니가 눈에 띈다. 스타트 버튼이 없다. 대신 대시보드 중앙 하단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레버가 보인다. 마치 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때 누르는 그런 레버다. 시동을 걸기 위해 브레이크페달을 밟으면 마치 숨 쉬듯 레버 주위로 빨간 불이 점멸한다. 레버를 위로 혹은 아래로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3기통 1.5리터의 디젤 엔진이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달릴 준비를 한다. 독특하고 예쁜 모양의 시동버튼은 운전석이든 조수석이든 누르고 싶은 충동을 유발한다. 심지어 달리면서도 눌러보고 싶어서 용감하게 꾹 눌렀다. 2초쯤 누르고 있으면 달리는 중이라도 시동이 꺼진다. 전자식 스티어링휠이 잠길까 혹시 우려도 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다시 누르면 달리는 도중에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호기심에 이뤄진 쓸데없는 실험이었다.

MINI는 3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길이, 폭, 넓이가 늘어났고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20mm, 트렁크 공간은 51리터 늘어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도 타보면 어차피 작다. 성인남성 4명이 타면 어색할 만큼 밀착한다. 작은 차의 대명사로 인지도를 쌓아온 MINI가 차체가 커졌다는 점을들어 마케팅에 나서니 어색하다. 역시 아이러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평범하게 변한 MINI의 모습도 눈에 띈다. 사이드미러를 조절하는 버튼과 창문을 여는 버튼이 일반적인 BMW와 동일하게 자리했다. 역시나 도어 손잡이는 MINI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을 갖췄지만 그리 고급스럽고 단단하지는 않다. 실내의 손잡이에는 열림/닫힘 버튼이 함께 있다. 독특하다.

3세대로 들어서며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계기반이다. 운전석 중앙 계기반은 마치 모터사이클의 것과 닮았다. 꼭 필요한 정보만 보여준다. 대신 중앙에 8.8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또, 센터콘솔에는 BMW의 iDrive와 동일한 MINI 컨트롤러를 넣어 BMW의 가족임을 증명했다.

MINI 컨트롤러는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보여준다. 마치 오래된 체중계 같은 원형의 계기반 안에 첨단 LCD 계기반을 넣었다. 공조장치는 원형 계기반 아래 별도의 버튼과 다이얼로 장착했고 원형 계기반의 테두리는 차의 운행 상태에 따라 빨갛고 파란 불빛이 들어오며 운전자와 교류하는 느낌을 제공한다.

자동변속기 레버 아래에는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하는 로터리 스위치가 달렸다. 기본 주행모드인 MIN와 강력한 주행성능을 느끼게 하는 SPORT, 효율적 운전의 GREEN 모드까지 총 3가지로 구성했다. 각각의 모드는 변속시간과 댐퍼 컨트롤의 기능도 바꿔주며 스티어링휠의 반응도 바뀐다. 특히 GREEN  모드에서는 탄력주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시속 50km/h~160km/h 사이에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는 바퀴와 동력전달축의 연결을 분리해 탄력주행을 사용한다.

새롭게 적용한 전자기계식 파워스티어링은 주행 모드에 따라 다른 조작감을 준다. 파워 서보 모터를 사용해 스티어링휠의 회전수는 줄이고 코너링시 조향성을 강화했다. 하지만 일반적 주행에서 직진할 경우 미세하게 좌우로 쏠리는 현상이 보였다.

6단 자동변속기와 연결한 1.5리터 3기통 디젤 엔진은 다운사이징 추세를 반영했다. 2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엔진은 2.0리터에서 1.5리터로 줄었지만 최고출력은 112마력에서 116마력으로 늘었다. 최대 토크 역시 27.5에서 27.6으로 미세하게 늘어났고 최고속도도 192km/h에서 200km/h로 향상됐다. 물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의 가속도 10.1초에서 9.2초로 당겼고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9.4km/l를 기록했으며 EU6 기준의 친환경차다.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파주 헤이리로 향했다. 시내에서는 평일 대낮의 지루한 정체가 이어졌다. 자유로에 오르자 속도를 조금 낼 수 있었지만 빗길이라 과격한 주행은 불가능했다. 에어컨을 틀었고 시내 주행에서 정차시 엔진을 멈춰주는 오토스타트스톱 기능을 껐다. 이를 고려하면 연비는 일단 합격점. 공인연비보다 잘 나오는 디젤 소형차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왕복하면서 기록한 연비는 21km/l. 연비 20km/l를 넘는 차를 타면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엔진을 줄이고 앞뒤 차체에 알루미늄 부품을 대거 장착하는 등 경량화에도 신경을 써서 효율을 높였다.

최근 MINI 쿠퍼의 인기는 디젤이 선도하고 있다. 전통적인 쿠퍼 스타일보다 덩치가 큰 컨트리맨이 판매량에서는 두 배 가까이 앞서지만 MINI는 역시 쿠퍼다. 3세대 모델로 등장한 MINI 쿠퍼는 출시 이후 매달 200대 남짓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디젤 모델이 추가되면서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이러니가 가득하지만 매력적인 차 MINI 쿠퍼D는 개성 있는 디자인과 높은 연비의 실용성까지 갖춰 판매 증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다일 기자 aut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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