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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포로체험 훈련, 두건·끈 사용해 목 조르다 사고"

입력 : 2014-09-03 14:27:19 수정 : 2014-09-03 18: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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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후 10시 40분쯤 충북 증평의 제13공수여단 예하부대에서 포로체험 훈련 도중 사망한 이모(23), 조모(21) 하사와 부상당한 전모(23) 하사는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두건을 씌우고 끈으로 목을 조이는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관계자는 3일 “사고 당시 훈련은 무릎을 꿇리고 두건을 씌운 상태에서 끈을 조였다. 손과 다리는 포박한 상태였다”여 이같이 말했다.

훈련에 사용된 두건은 방수처리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통풍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훈련은 15일에 시작되는 훈련을 앞두고 부대 차원에서 지난 1일부터 진행한 예행연습의 일환이었다.

사망한 특전사 요원들이 받던 훈련은 군 당국이 최근에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유사한 훈련이 특전사에 있었지만 최근에 없어졌다가 실전적 훈련을 위해 올해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전사는 훈련 재개를 앞두고 미국과 국내 유관기관의 자료들을 종합해 교관들을 선발하고 교육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9시부터 시작된 야간훈련에는 부사관과 장교 등 24명이 참여해 10명이 두건을 직접 쓰고 1시간 이상을 버티는 과정을 체험했다. 또 다른 10명은 훈련지원을 맡았고, 나머지 4명은 교관이었다.

이외에 통제관 4명이 복도와 통제실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훈련 장소에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통제관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9개의 방 중 8명은 독방에서, 2명은 1개 방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며 “이 하사 등 의식을 잃은 3명은 모두 독방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시작되고 1시간 정도 경과한 오후 10시께 훈련 참여 장병으로부터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훈련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상황인 것으로 생각했다.

육군 관계자는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고 욕을 하는 장병도 있었지만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 상황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훈련 시작 1시간40분이 지날 무렵 부상당한 전 하사가 소리를 지르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통제관이 확인해보니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 통제관이 다른 인원들을 확인해보니 이 하사와 조 하사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통풍이 제대로 안 되는 두건을 머리에 쓴 채 훈련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육군은 추정했다.

부대 측은  대기 중인 구급차 1대를 통해 후송하는 한편 119에도 신고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이모 하사는 오후 11시15분, 조 하사는 오후 11시24분 사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육군은 사망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감찰실장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했으며, 경찰도 사건 현장에 감식반을 투입해 수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망원인, 훈련 통제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에 대한 규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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