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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전기고문 들통 "10년 전에도…변하질 않나"

입력 : 2014-09-15 19:36:56 수정 : 2014-09-15 22: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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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혀에 전선대고 전류흘려
보복 두려워 1년 넘게 말 못해
“아직도 이런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니….”

2003년 강원도 강릉의 육군 모 부대를 전역한 홍모(35)씨는 군 복무 당시 야전전화기인 ‘TA-312’로 가혹행위를 당한 적 있다. TA-312는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장비로 전화기의 손잡이를 돌리면 자가발전이 가능하다. 지금은 일선 부대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10여년 전만 해도 TA-312는 일선부대에서 ‘전기 고문’과 같은 가혹행위에 자주 사용됐다. TA-312에 연결된 전선을 사람의 손가락이나 입술, 혀에 대고 손잡이를 돌려 전류를 온몸에 흐르게 해 고통을 주는 식이다.

해병대 출신의 예비역 병장 김모(36)씨는 “(TA-312의) 손잡이를 돌리는 속도에 비례해서 전기 강도가 세진다”며 “이병 때 해안가 근무를 나가면 선임들이 ‘악기 테스트’를 한다면서 손으로 전선을 잡게 해 몇 분을 버티나 테스트를 하곤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비역 이모(37)씨는 “전선을 손가락에 댄 채로 손잡이를 심하게 돌리다 보면 손톱 밑이 까맣게 변했다”며 “지금도 이런 식의 가혹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선뜻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군을 전역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군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특전사 소속의 한 중사가 휴대용 무전기(P-950K)에 쓰이는 수동발전기를 이용해 후임 하사 2명에게 ‘전기고문식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15일 “제1공수특전여단 A 중사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5∼6회에 걸쳐 부대 안에서 B 하사와 C 하사의 입술에 휴대용 무전기에 쓰이는 비상전원 발전기를 갖다 대는 전기충격을 가한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고 밝혔다. A 중사는 전기고문 외에도 C 하사와 D 하사를 2012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수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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