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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정치연합, ‘막장 드라마’ 언제 접을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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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09-16 23:04:21 수정 : 2014-09-16 23: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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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가 연일 이어진다. ‘새 정치’를 당명에까지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여주는 꼴이 이렇게 가관이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어제로 사흘째 당과 연락을 끊었다. 의석 130석을 가진 제1야당이 국사는 제쳐놓고 박 위원장의 탈당 여부를 놓고 연일 입방아를 찧고 있다. 국민이 정당 건강과 생사를 걱정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지, 민생이 눈에 밟히지도 않는지 묻게 된다.

새정치연합은 어제 어수선했다. 국민 분노를 키우는 식물국회를 안중에 두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박 위원장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였다.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세월호특별법 협상 후 사퇴하는 내용의 ‘한시적 직위 유지’ 수습안을 내놓네, 마네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국사의 무거움은 간데없이 계파 이해관계만 어지럽게 얽히고설켜 소음과 잡음을 쏟아낸 한심한 하루였다.

세월호특별법 협상 난관 앞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결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만큼 구르는 눈덩이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박 위원장의 거취가 주목되는 현 상황은 터무니없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다. 중이 떠나는 대신에 절을 지키는 주지를 몰아내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막장 정치’를 어디서 배웠는지 모를 일이다.

박 위원장의 리더십은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진정한 문제는 박 위원장을 사다리에 올려놓고 마구잡이로 흔들어댄 계파 진영논리에 있다. 국민 여론조차 돌아보지 않고 아전인수와 견강부회를 일삼는 구태 정치에 있다. 절을 떠날 사람이 있다면 첫손에 꼽힐 쪽은 세월호 유족 일부와 극렬 단체 눈치를 보면서 사다리를 흔든 이들이다. 그렇게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이들이다. 거취 표명이 급한 쪽도 당연히 이쪽이다. 조속히 떠나거나 아니면 자중할 필요가 있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 민주주의 국가가 굴러가는 이치도 똑같다. 여야가 다 건강해야 국정의 수레바퀴가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의식 잃은 중환자 신세가 된 현실은 그래서 암담하다. 새해 예산안을 점검하고,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할 정기국회마저 계속 헛바퀴만 돌리고 있지 않는가. 새정치연합은 막중한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어떤 것도 국민보다, 민생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국회의원 세비는 국민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므로 국민을 위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만약에 국민에 대한 의무를 행하지 못할 경우 국민에게 그 의무를 반납하고 세비도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발언 평가는 각자의 정치적 편향에 따라 엇갈릴 수 있다. 혼돈 정국의 책임이 무거운 대통령이 국회를 굳이 몰아붙여야 했는지도 논란을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세비 발언은 국민 다수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한 촌철살인 발언이다. 새정치연합은 아프게 곱씹어야 한다. 막장 드라마를 언제 어떻게 접을지도 조속히 결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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